[뉴스토마토 조용훈·용윤신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2의 대장동 사태'를 막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주택 토지 개발을 통해 민간이 과도한 개발 이익을 챙겨가지 못하도록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한 홍 부총리는 "관계부처와 함께 과다한 초과이익 차단을 위해 제도적 개선이나 대응책을 긴밀히 협의해 11~12월 내 관련 대책이 나오도록 조치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남시 백현동 개발사업을 언급하며 "대장동 개발 사업과 똑같은 구조로 백현동 개발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해당 부지는 당초 전북으로 본사를 이전한 한국식품연구원 소유로 개발이 불리한 자연녹지지역으로 돼 있어 부지매각 입찰이 8차례나 유찰되는 등 매각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후 사업을 시행한 A사는 2015년 2월 한국식품연구원으로부터 해당 부지를 2187억원에 매입했다.
이어 같은해 4월 성남시 도시주택국은 해당 부지를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실제 그해 9월 해당 부지는 '준주거지'로 변경됐다. 결국 B아파트 사업을 추진한 A사 등 민간 사업자들은 이 과정에서 3000억원의 분양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고 의원은 "정부가 땅을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나 용도변경을 시켜 아파트를 짓게 했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런 불로소득을 가져가는 것을 방치하거나 때로는 앞장섰던 사실을 국민이 알게 되면 억장이 무너질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주택건축과 토지개발 관련 과다한 초과 이익이나 불로소득은 철저히 예방하고 차단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관계 부처와 함께 제도적 개선이나 대응책이 무엇이 있을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부동산 시장 상황과 관련해서는 '매수심리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면서도 "전국적인 시장 불안 상황에 대해서는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홍 부총리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안정이 안 돼 송구스럽다"면서 "최근 수도권 가격 상승세 둔화가 지표적으로 감지되고 있어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속재산 전체에 세금을 매기는 현행 유산세 방식을 개인별 취득 상속재산에 따라 과세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개편하는 방안이 '부자감세' 효과가 난다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부의 대물림이라는 문제 때문에 상속세를 만지기가 쉽지는 않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이 유산 취득세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유산 취득세 방식으로 바꾸면 상속세가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며 "조세중립적으로 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세수는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사태에 대해 “관계부처와 함께 과다한 초과이익 차단을 위해 제도적 개선이나 대응책을 긴밀히 협의해 11~12월 내 관련 대책이 나오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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