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신 모델 부재로 장기간 판매부진에 시달려 온 외국계 완성차 3사 '르쌍쉐(르노삼성·쌍용자동차·한국지엠)'가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각각 XM3(르노삼성), 렉스턴스포츠(
쌍용차(003620)), 트레일블레이저(한국지엠) 등 주력 차종의 수출 성적표가 경영정상화의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르노삼성 XM3. 사진/르노삼성
26일 각 사에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3사 내수 판매량은 총 13만463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6% 감소했다. 르노삼성이 4만2803대로 41.8% 줄었고 쌍용차는 34.5% 감소한 4만997대, 한국지엠은 22.3% 줄은 4만6663대를 기록했다.
3사 판매량이 줄어드는 반면 수입차 시장은 성장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수입차 누적 신규등록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한 21만4668대에 달했다. 특히 수입차 1, 2위인 메르세데스-벤츠(6만2232대)와 BMW(5만2441대)는 3사와의 격차를 벌렸다.
3사는 경영위기가 지속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했고 이렇다 할 신규 모델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와 국내 업체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국내 자동차 시장은 현대차·기아와 벤츠, BMW의 4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3사는 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우선 르노삼성의 9월 수출량은 1만346대로 전년 동기 대비 612.5% 급증했다. 이중 XM3가 155.9% 증가한 9069대를 차지했다. XM3의 올해 누적 수출 대수도 3만7781대로 늘어나면서 르노삼성의 핵심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XM3 하이브리드(HEV) 모델도 힘을 보태고 있다. XM3 하이브리드는 9월 5370대가 수출돼 전월 대비 97.4% 늘어났다. 르노삼성은 지난 7월 유럽에 XM3 HEV 수출을 시작했다.
XM3 HEV는 지난 7월 2875대로 친환경차 수출 부문 5위에 올랐으며 8월 2721대로 4위를 기록했다. 9월에는 현대차 아이오닉5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현재 XM3는 유럽 28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쌍용자동차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 사진/쌍용자동차
기업 회생 절차를 밟는 쌍용차는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가 희망이 되고 있다. 올해 1~9월 쌍용차의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을 포함한 렉스턴 스포츠의 내수 판매량은 1만8055대로 브랜드 내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수출도 6514대로 가장 많이 수출됐다. 전년 동기 대비 202.4% 급증한 수치다.
쌍용차는 지난 5월부터 뉴질랜드, 칠레, 호주, 영국 등에 차례로 론칭하며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달 브랜드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을 유럽 시장에 수출하며 친환경차 시장도 공략할 예정이다.
한국지엠이 생산해 수출하고 있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역시 인기를 끌며 경영정상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 1~9월 트레일블레이저의 수출대수는 11만173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현대차 '코나(14만985대)'에 이어 2위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 월 미국 자동차 전문 정보사이트 '에드먼즈'가 선정한 '올해 최우수 자동차' 소형 SUV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사진/쉐보레
한국지엠은 전체 생산량의 80% 이상이 수출 물량일 정도로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만큼 트레일블레이저의 수출 확대가 중요하다. 한국지엠은 2023년부터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수출시장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변수를 극복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실제 3사 모두 올해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르노그룹은 지난 22일 부품 부족으로 올해 전 세계 생산량을 당초 계획보다 50만대가량 줄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초 예상했던 생산 감소 규모인 22만대가량보다 2배 이상 커진 것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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