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세계 제패 박차)②완성차 합작 현지 투자 속도전
2030년 공급 부족 본격화 전망…안정적 수급 여건 마련 관건
예상보다 빠른 전기차 전환·ESS 성장…"공급 과잉 우려는 기우"
2021-10-27 06:00:02 2021-10-27 06:00:02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배터리 기업과 완성차 업체 간 합작이 본격화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 폭증으로 배터리 공급 부족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합작 공장 설립으로 수급 불안을 해소하려는 것이다. 
 
26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올해 330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4028GWh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비해 배터리 공급은 올해 594GWh에서 2030년 3843GWh로 증가해 점차 배터리 수급 불안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공급 부족 우려가 확산되자 완성차 업체들은 속속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했다. 하지만 역설계가 안되는 배터리 특성상 자동차 회사들은 배터리 기업들이 수십년의 시행착오와 천문학적 투자를 바탕으로 획득한 특허 기술을 우회하기에는 제약이 따른다. 이에 배터리 기업과의 합작법인(JV) 설립으로 가까운 시일에 닥칠 공급 부족을 대비하고 있다. 단기간 내 내재화가 불가능한 만큼 합작사 설립을 통한 배터리 내재화가 시장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이다. 
 
국내 1위 LG에너지솔루션(분사 전 LG화학(051910))은 일찌감치 완성차 업계와의 협력에 나섰다. LG엔솔은 미국 1위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지난 2019년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을 설립했다. 양사는 현재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35GWh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는 1회 충전 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100만대 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털모터스(GM) 합작사 '얼티엄 셀즈'의 골조 공사 현장. 사진/GM
 
LG엔솔은 다양한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4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셀, 모듈 생산 능력을 갖춘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공장 부지는 최종 검토 중으로 내년 2분기 착공해 2024년 1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이보다 앞서 지난 달에는 현대차(005380)그룹과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의 신 산업 단지(KNIC) 내 배터리셀 합작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양사는 오는 2023년 상반기 완공해 2024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K온(분사 전SK이노베이션(096770))도 후발주자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SK온은 지난 5월 미국 2위 자동차사 포드와 '블루오벌에스케이'를 설립했다. 양사는 배터리 공장 설립을 위해 약 13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업계를 통틀어 미국에서 이루어진 배터리 투자 건 중 최대 규모다. 테네시주와 켄터키주 1·2공장의 생산능력(캐파)는 각각 43GWh로, 오는 2025년에는 총 129GWh 규모의 캐파를 갖출 전망이다. 
 
삼성SDI는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자동차 회사와 최초로 협력을 시작했다. 합작 파트너는 스텔란티스로, 양사는 2025년 상반기부터 미국에서 최초 연산 23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할 계획이다. 향후 캐파는 40GWh까지 확장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공격적인 증설에 따라 배터리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이 10년간 연평균 성장률 2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전기차 전환이 연초 예상 대비 빠르게 진행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 역시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업체들의 증설경쟁이 중단기 내에 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제품 특성 상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공급사의 변경이 쉽지 않은 만큼 본격적인 공급과잉 우려는 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하는 시기에 발생할 것"이라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4월 발표한 2021년 세계 전기차 시장 전망 보고서(Global EV Outlook 2021)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전기차는 총 1억4500만대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각국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면 2억30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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