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자율주행 상용화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005380)를 비롯해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까지 자율주행차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2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KPMG에 따르면 2035년 글로벌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 규모는 약 1334조원으로 지난해 약 8조5000억원 대비 150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 규모도 지난해 약 1509억원에서 2035년 약 26조1794억원으로 연평균 40%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조사됐다.
자율주행에서 가장 앞선 회사로 알려진 구글은 2016년부터 자율주행차 개발부서를 웨이모(Waymo)로 분사하고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 볼보, 다임러와 레벨4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차선변경 보조, 정지신호 앞 감속, 자동 좌회전 및 우회전 관련 기능이 포함된 자율주행 시스템(FSD)의 새 버전 베타 10.2를 출시했다. 테슬라는 자사 운전 보조 시스템 '오토파일럿'을 통해 전 세계에서 축적한 자율주행 데이터가 지난해 30억마일(약 48억㎞)를 넘었고 올해는 50억마일을 돌파할 전망이다.
GM은 지난달 11일 최첨단 운전 보조 기술 '울트라 크루즈'를 공개했다.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주행 상황에 95% 이상 대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울트라 크루즈는 2023년부터 핸즈프리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갖춘 GM의 라인업에 탑재되며 캐딜락 모델을 통해 최초로 소개될 예정이다.
포드는 링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내비게이터'에 자율주행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 '액티브글라이드'를 탑재한다. 포드는 F150과 머스탱 마하E에도 '블루 크루즈'라는 이름의 3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사진/현대차그룹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로보택시, 로보셔틀 등을 공개하며 자율주행차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 출시도 한층 앞당긴다는 게 현대차의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미국 자율주행 기술기업 앱티브(Aptiv)와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과 함께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개발한 로보택시를 세계 최초 공개했다.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모셔널의 첫 상업용 완전 무인 자율주행 차량으로 2023년 미국에서 승객을 원하는 지점까지 이동시켜주는 라이드 헤일링(ride-hailing) 서비스에 투입될 예정이다. 또 차량 공유 업체인 리프트(Lyft)에도 완전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대량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보셔틀'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로보셔틀은 로봇(Robot)과 버스를 의미하는 셔틀(Shuttle)의 합성어로 다인승 차량에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모빌리티를 의미한다. 현대차는 로보셔틀 시범 서비스 운영을 위해 대형 승합차(쏠라티 11인승)를 개조하고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 자동차 레벨3 임시운행 허가를 취득했다. 또 해당 차량에는 현대차에서 자체 개발중인 레벨4 수준의 핵심 기술을 일부 적용했다.
일각에서는 자율주행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정책적 지원과 함께 정부 규제 개선이 대대적으로 이뤄져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적 한계의 극복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와 사회적 합의, 규제 완화, 인프라 확대 등 풀어야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국내 상황의 경우 규제 때문에 도로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며 "선진국 대비 3~4년 뒤처져있는 상황에서 좀 더 적극적인 정부의 규제 개선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내와 달리 해외 국가들은 자율주행 관련 규제를 대폭 풀며 산업 육성에 나섰다. 독일 최근 레벨4 자율주행차가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일본도 레벨4 자율주행차 운행이 가능한 법률을 제정 중이다. 내년 상시운행이 목표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운전석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불법이다.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지만 명문화된 요건이 없어 국내 기업들은 해외에서 레벨4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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