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류근혁 보건복지부 2차관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도입 시기를 내년 2월보다 앞당기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치료제는 '보완적'일 뿐, 반드시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중증 환자 폭증에 대비한 의료체계와 관련해서는 보건 의료 체계 내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류근혁 보건복지부 2차관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질병관리청이 2월부터 경구용 치료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는데 조금 더 당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상시험이나 인허가 문제를 조기 종료하고 외국 사례를 모니터링해 2월보다 더 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얼마나 당길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최소한 다른 나라들이 경구용 치료제를 쓸 때 우리나라도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먹는 치료제가 코로나19 유행 국면의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게임 체인저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경구용 치료제가 있더라도 반드시 백신을 맞아야 한다. 치료제는 보완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완전히 위중증과 사망을 차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미국 머크사의 몰누피라비르 20만명분,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 7만명분 등 27만명분의 치료제 계약을 체결했다. 나머지 13만4000명분 구매도 논의 중으로 총 40만4000명분 치료제를 확보했다.
류 차관은 "치료제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신속하게 추가 구매할 수 있는 '옵션 계약'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료제 40만4000명분을 확보했거나 계약을 진행 중이고 추가로 옵션 계약도 있다. 상황을 지켜보면서 약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옵션을 행사해 충분한 양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옵션 계약 물량에 대해서는 추가 답변을 통해 "계약서에 구체적 물량 적시는 없고 세부적인 사항은 비공개 원칙으로 공개하기 곤란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위중증 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단계적 일상회복으로의 전환이 일주일 정도 됐다"며 "해외처럼 확진자가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확진자 급증으로 위중증·사망자가 높이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우리나라 보건 의료 체계 내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코로나19 치명률이 0.78%인데 다른 나라에 비해 아주 많이 높은 상태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치명률을 낮추고 치료를 적절하게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중증 병상과 의료인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위중증률과 치명률 지표만으로 비상대응 체계 전환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류 차관은 "비상계획 적용 여부를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는 것만 보고 판단할 수는 없다"며 "위중증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모든 요소들을 검토하면서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는 부분을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지만, 우리 의료 체계가 얼마나 감당 가능한지를 주요 기준으로 삼고있다"며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에 참여하는 전문가, 질병관리청 등과 전체 상황을 판단하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근혁 보건복지부 2차관은 9일 "위중증 병상과 의료인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류근혁 복지부 2차관. 사진/보건복지부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