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김대중·노무현 기린 윤석열, '국민통합'에 방점…분열만 야기했다 비판도
후보 확정 후 첫 지방 행보…외연 확장 노렸지만 첫 스텝부터 꼬여
2021-11-11 17:39:33 2021-11-11 19:05:06
 
[김해=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박2일 일정으로 전남 화순과 광주, 목포에 이어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5·18·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기렸다. 다분히 중도층 외연 확장을 노린 국민통합 행보였지만, 첫 스텝부터 꼬이면서 통합보다는 분열만 야기했다는 비판에 처했다.  
 
윤 후보는 광주에 이어 목포에서도 '국민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10일 목포의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에서 "국민통합이라는 김대중 정신을 새겨 저를 반대하는 분들을 다 포용하고 국민으로 모시는 국가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방명록에는 '국민 통합으로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초석을 놓으신 지혜를 배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후보는 기념관 앞에 놓인 김 전 대통령의 생전 크기의 사진 패널 앞에서 손을 잡는 포즈를 취하는 등 중도층과 호남 민심에 구애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를 방문, 김 전 대통령의 1대1 크기 사진과 악수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윤석열 캠프 제공
 
하지만 '전두환 미화' 발언으로 성난 호남 민심은 이튿날인 목포까지 이어졌다. 윤 후보가 도착하기 20여분 전부터 기념관 앞에는 지역 시민단체들이 모여들어 '민주헌정질서 파괴자 윤석열 목포 방문 반대한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들은 윤 후보의 '개 사과' 사진 논란을 겨냥한 듯 개 짖는 소리를 틀어놓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윤 후보는 전날에도 시민들의 거센 반발로 5·18 묘지 참배가 뜻대로 되지 않아 묵념으로 참배를 갈음한 바 있다. 
 
오전 일정을 마친 윤 후보는 오후 2시 봉하마을에 도착해 30분가량 머물다 떠났다. 윤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잘 배우겠다"고 했다. 귀추가 주목됐던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이른바 '논두렁 시계' 등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등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저는 지금 현재 검찰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윤 후보는 전남 화순을 시작으로 광주, 목포, 경남 김해까지 1박2일 일정을 마친 데 대해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두 분 모두 통합을 강조하셨고, 노 전 대통령께서는 특히 소탈하고 서민적이면서 기득권과 반칙, 특권과 많이 싸우셨다"며 "국민통합이라는 것이 용서와 화해의 통합도 있지만 부당한 기득권을 타파함으로써 국민통합에 기여하는 부분도 있다. 두 분 모두에게 이런 정신을 다 배우겠다"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19일 부산 해운대갑 당협위원회를 방문,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그야말로 정치는 잘 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성난 민심에 마지못해 유감을 표명했지만, 하필 사과 당일 이른바 '개 사과' 사진을 SNS에 올려 사과의 진정성마저 의심 받았다. 역사인식의 부재도 질타 받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봉하마을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을 하고 있다.사진/윤석열 캠프 제공
 
김해=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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