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최근 국내 게임·엔터·미디어주의 주가 상승이 눈부시게 전개되며 조정 장세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메타버스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P2E(플레이투언) 게임 흥행, 여기에 블록체인 기반 NFT(대체불가능토큰) 신사업 추진, K콘텐츠의 기반이 된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의 흥행까지 관련 산업의 성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형 호재들이 쏟아지면서 게임, 엔터, 미디어주의 주가가 급등세를 탔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관련 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어 추가적인 주가 상승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관련 업종이 단기 급등세를 넘어 대세 상승에 접어들 수 있을지 주가 흐름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표/뉴스토마토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반기 조정장에서 국내증시(코스피·코스닥 합산)의 시가총액이 160조원 가량 증발하는 동안 KRX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의 시총은 30조원 가량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증시가 조정세에 들어가기 시작한 지난 7월1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코스피·코스닥 합산 시총은 조정전 대비 157조5000억원 가량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시가 총액은 2307조원에서 2153조원으로, 코스닥 시총은 431조원에서 428조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증시의 가장 핫 키워드 테마인 메타버스(블록체인, NFT 등)와 오징어게임으로 대변되는 K콘텐츠 관련주가 편입된 KRX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현재 합산시총 240조7000억원)는 지수 조정기에 오히려 편입 시총이 29조4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KRX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 자체의 상승률도 코스피가 12% 가까이 밀리는 동안 5%가 넘는 상승세를 시현했다. 해당지수에 편입된 종목(시총순서)은
NAVER(035420),
카카오(035720),
크래프톤(259960),
엔씨소프트(036570),
하이브(352820),
넷마블(251270),
펄어비스(263750),
카카오게임즈(293490),
위메이드(112040),
제일기획(030000),
스튜디오드래곤(253450),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아프리카TV(067160) 등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과 게임, 엔터, 미디어 기업 등이 속해있다.
관련 기업이 편입된 산업군은 이번 3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향후 추진할 신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밝히며 증권가의 호평을 받은 상황이라 추가적인 주가 상승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디어업종과 관련해 "4차 웨이브(wave)가 시작된 상황"이라며 "과거 1990년대 초반을 도입기로 전문채널(PP)와 종편의 등장, 넷플릭스의 한국진출, TV채널과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채널의 동시방영 모델 등장, OTT향 오리지널 콘텐츠의 시작에 이어 디즈니+, 티빙 등 새로운 OTT의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중국시장 공략, 미국 시장 정복, OTT의 통합으로 이어지는 큰 청사진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한류로 시작된 팬덤문화를 기반으로 한 K-팝(POP)을 뛰어넘은 오징어게임의 성공으로 K-콘텐츠의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이제는 K-프리미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 장르로 자리매김한 K-팝이 팬덤 플랫폼에 메타버스까지 더해진다면 그 확장성은 무궁무진해 진다"면서 "아티스트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NFT 등, 수집 MD(상품화계획)의 디지털화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게임주의 사업전략 변화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대표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가 P2E(플레이투언) 게임 개발 역량 확대 방침을 천명한 데 이어 위메이드,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펄어비스 등 국내 대표 게임회사들이 NFT를 결합한 P2E 게임 출시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가 증권가에서 뜨거워지고 있다. 목표주가 하향 러시의 주인공이었던 엔씨소프트는 3분기 어닝쇼크를 기점으로 오히려 주요 증권가에서는 향후 NFT 결합 기대로 실적 개선이 점쳐진다고 호평하며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려잡고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니지 집행검에 NFT가 붙으면?' 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하고 NFT 도입에 따른 긍정적 관심을 권고했다. 투자의견도 기존 '보유'에서 '매수'로, 목표주가도 기존 70만원에서 110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하지만 해당 업종이 단기간 빠르게 시장의 주목을 받은 만큼 단기 변동성에 대해서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대형 제조업 위주의 수급이 매크로의 영향이 적은 미디어·게임 관련주로 옮겨갔다"면서도 "테마의 순환매 기간이 짧아지고, 주가변동폭도 큰 시장 상황에서 방망이를 짧게 쥐고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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