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정부가 제3국을 통해 5개월가량 사용할 수 있는 차량용 요소를 확보한 가운데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중국발 요소수 대란'이 일단락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사회에 깨끗한 하늘을 보여주기 위해 중국 당국이 감축했던 석탄발전량을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상당부분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하지만 206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국의 액션 행보가 탄소배출 규제 대상 업종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 지속적인 위험요소가 될 전망이다.
14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내 확보가 예정된 차량용 요소수 물량은 5.3개월치다. 정부는 중국 기 계약물량 1만8700톤을 포함, 총 2.4개월분의 차량용 요소수를 확보한 상황이다. 중국 외에도 베트남, 사우디 등 제3국에서 최대 2.9개월분의 추가 물량을 확보키로 했다.
하지만 차량용 요소수 판매처를 주유소로 한정하는 등 긴급수급조정조치가 시행되고 있어 시장의 수급 안정화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예컨대 일부 주유소는 기름을 넣는 차량에게만 요소수를 판매하는 형태의 영업이 지적되고 있다. 또 요소수 판매처를 주유소로 한정하면서 중소규모 업체들로서는 기존 거래처가 아닌 새로운 주유소와의 거래에 나서야하는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시장의 혼란 속에서 중국발 요소대란 사태는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일단락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부가 확보한 요소 5개월치 물량으로 충분히 버틸 수 있는 기간이다. 4~5개월가량 버틸 경우 중국 물량의 수입 재개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이승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경제실장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하면서 세계인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중국에서 탄소중립적 정책을 열심히 하고자 하는 것을 드러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베이지이) 동계올림픽이 지나고 나면 중국이 요소 수출을 재개하면서 일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정부도 자국내 정치 상황을 우선으로 두고 있지만, 요소문제에 있어 한국정부에 협조하려는 움직임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중국이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어 전력 불안정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때문에 높은 대중국 수입 의존도를 다변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공개한 올해 1~9월 기준 단일국가로부터의 수입 비중을 보면, 80% 이상인 품목 3941개 중 1850개(46.9%)가 중국산이다. 특히 자동차의 차체와 램프 부품 제조에 주로 사용하는 마그네슘 잉곳(주괴)은 중국산이 국내 소요량의 100%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산화텅스텐 94.7%, 수산화리튬 83.5%, 네오디뮴 영구자석 86.2% 수준이다. 이는 국내 각종 제조업 분야에서 필수 원자재에 해당하는 품목들이다.
박승찬 교수는 "이번 요소사태는 지난 9월 중국에서 전력난이 시작됐을 때 이미 예측할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전력난은 고질적인 문제이고 중국 수입이 80%가 넘는 품목이 많은 상황인 만큼 앞으로도 이런 상황은 지속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하반기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요소수 등 글로벌 공급망 차질 문제를 성장률 하방 요소로 꼽았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요소수 등 공급망 차질은 작지 않은 위험요인이 될 수 있고 올해도 마찬가지고 내년에도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안 좋은 방향으로 갈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조언했다.
장 실장은 "내년도 상반기에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조금 우리 경제를 제약하는 요인에서 빠져나가는 시나리오로 저희가 전망했으나 이를 벗어난다면 (성장률) 전망치도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중국 기 계약물량 1만8700톤을 포함, 총 2.4개월분의 차량용 요소수를 확보한 상황이다. 사진은 버스회사에 요소가 공급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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