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대검찰청 대변인실이 배포한 공보자료를 확보했다. 이를 두고 언론 사찰이란 취지의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명예 훼손"이라고 반박했다.
공수처는 지난달 기자 1명의 협조를 받아 지난해 특정 기간 권순정 부산지검 서부지청장이 대변인이었을 당시 대검 대변인실이 작성해 언론에 배포한 일부 공식 공보자료를 입수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대해 공수처 관계자는 "현재 공수처가 진행 중인 수사상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팀이 해당 기자에게 요청해 이뤄졌다"며 "이를 근거 없이 '언론 사찰'로 규정하고, '표적 수사'로 보도한 것은 공수처와 수사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9월9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를 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등 4개 혐의로 입건했다. 이후 공수처는 지난달 14일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과 권순정 지청장을 추가로 입건했다.
이와 관련해 대검 감찰부가 전·현직 대변인이 사용하던 공용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이후 공수처가 대검 감찰부를 압수수색하면서 편법으로 해당 전화를 확보하려 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검 감찰부 감찰3과는 고발 사주 의혹, 윤석열 후보의 장모 대응 문건 등 관련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와 관련해 지난달 29일 권순정·이창수 전 대변인, 서인선 현 대변인이 9월까지 사용하던 공용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형태로 압수했다. 공수처는 이달 5일 고발 사주 의혹 수사와 관련해 대검 감찰부를 압수수색했다.
공수처는 당시 논란에 대해 "공수처가 적법 절차를 회피해 편법적·우회적으로 해당 휴대전화나 휴대전화 내용물을 확보하기 위해 대검 감찰부와 사전 협의를 거쳐 관련 자료를 넘겨받았을 것이란 보도 내용은 아무런 근거 없는 억측으로, 이는 공수처와 고발 사주 수사팀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기에 유감을 나타낸다"는 입장을 냈다.
권 지청장은 11일 "대검 감찰부가 '하청 감찰' 비판까지 감수하며 '영장 없는 대변인 휴대폰 압수, 몰래 포렌식' 등 무리한 방식으로 진상조사를 진행한 후 편향되고 부정확한 조사 결과를 공수처에 제공함으로써 관련 고발 사건을 입건하도록 '입건 사주'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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