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카피라이터이자 만화가이며 시인인 작가가 언론사에 연재해온 칼럼을 엮고 새롭게 몇 글자 보태 단행본으로 엮었다. 일상과 여행, 사람과 일 사이 주고 받은 언어 중 특별히 애정한 말들을 엄선해 풀어낸 에세이다. 상처를 따뜻하게 치유하는 엄마의 말 한마디, 할아버지가 보낸 문제 미시지 한 통, 친한 친구와의 평범한 대화,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이들과의 말들이 흘러간다. 켜켜히 안에 쌓여 힘들 때 꽉 붙잡아주던 자기 내면의 언어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고르고 고른 말
홍인혜 지음|미디어창비 펴냄
인류는 평균 수명이 30세 남짓이던 300여년을 지나 오늘날 100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50이면 지천명’이 ‘50이면 오춘기’로 바뀐 시대다. 저자는 “과거 성장 서사를 스스로 반복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라”며 ‘나이듦’의 새로운 태도를 제안한다. 파스칼, 몽테뉴, 프로이트, 니체를 인용해 ‘당장 죽을 듯, 영원히 죽지 않을 듯 시간을 보내라’거나 ‘죽는 날까지 사랑하라’ 한다. ‘나이 들면 포기하라’는 건 옛말이다. 생의 마지막 날까지 도전할 것을 권한다.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이세진 옮김|인플루엔셜 펴냄
흑인들이 드나드는 소설 속 이발소는 단순 헤어스타일 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어른들에게 묻고 답하며 세상이란 ‘창’을 마주하는 곳이다. 의자에 느긋하게 기대 머리 손질이 시작되면 다양한 세상 이야기가 꿈을 꾸듯 오고 간다. 어른들의 말투, 억양, 유머 감각, 정치, 이성, 스포츠, 사회와 문화, 모든 것들의 교류… 흑인 남성 최초 카피라이터인 저자는 이발소라는 독특한 공간을 통해 흑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법을 역설한다.
크라운
데릭 반스 글|고든 제임스 그림|김은하 옮김|삼성당 펴냄
작가이자 인터뷰어인 이슬아가 평소 존중하며 교류하던 예술가들을 만난다. 창작에는 어떤 기쁨과 슬픔이 있는지, 직업으로서 창작자는 어떤 생활을 하는지, 탁월함을 추구한다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성공하거나 실패하며 무언가를 계속 만들고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밴드 새소년의 황소윤, 뮤지션 장기하, 배우 강말금, 밴드 혁오의 오혁 등 6인과의 긴 대화를 담았다. 2020년, 2021년에 걸쳐 일간 이슬아에 연재된 인터뷰 원고를 다듬은 책이다.
창작과 농담
이슬아 지음|헤엄 펴냄
책은 홀로 일하는 모든 사람을 ‘솔로 워커’라 명명하고 실질적인 노하우를 집약한다. 주로 지금보다 더 짧게 일하면서도 더 많은 결과물을 내는 방법에 대한 것들이다. 선택권을 최소화시키기, 루틴 세우기, 내적 동기 부여하기, 업무시간 조절하기, 할 일 목록 작성법 등 자유로운 환경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팁들을 전수한다. 저자는 런던 ‘옵저버’ 에디터로 커리어를 시작해 12년간 ‘파이낸셜 타임스’, ‘가디언’에 기사를 기고하는 작가이자 기자로 활동 중이다.
솔로 워커
리베카 실 지음|푸른숲 펴냄
‘지옥의 묵시록’ 같은 고전영화부터 ‘기생충’, ‘로마’ 등 최근 화제작에 이르기까지 17편의 영화를 유기적인 사유로 엮어냈다. 이를 테면 영화 ‘어톤먼트’로 속죄라는 화두를 깊이 다루고, 이를 다시 계급의 문제로, 계급의 문제는 신자유주의 시스템에 대한 비판과 이상적 공동체에 대한 상상(‘기생충’)으로 이어가는 식. “영화란 우리 욕망에 부응하는 세상을 가능하게 하는 하나의 시선”이란 말처럼 책은 다른 세상을 그려보고 상상하고 성찰하게 한다.
무서운 극장
김형중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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