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민주당이 30일 다주택자의 양도세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 '부자감세'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지만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무게를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배제하지 않고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보유세가 높아서 집을 팔고 싶은데 세금 때문에 내놓을 수 없다는 여론이 크다"고 했다.
원내수석부대표인 김성환 의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다주택자의 양도세 일시 인하 방안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보유세는 두텁게 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기조는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재명 대선후보의 부동산 정책 기조이기도 하다.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28일 조세소위를 열고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여기에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 가능성까지 열리면서, 현재 침체된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면 정부는 민주당의 양도세 완화 움직임에 부정적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부동산시장 (투자)심리를 자극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양도세 기준이)조정되면 9억원에서 12억원 사이의 주택 수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의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안하고 이재명 후보가 수용 의사를 밝힌 '소상공인 손실보상 50조원'과 관련해 "불가능하다"며 내년도 예산안 반영에 난색을 표했다.
그는 "이미 예결위가 삭감한 게 2조4000억이기 때문에 추가로 해도 5조 이상 삭감하기 어렵다"며 "50조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최선을 다해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우선해 담으려 하고, 나머지 부분은 내년에 필요하다면 추경 등을 생각해야 한다. 그게 현실적"이라며 "야당도 동의할 거라고 본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30일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 사진은 박완주(왼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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