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자동차 인수와 관련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이나 미래 비전이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제3의 기관을 통한 검증과 시장의 평가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 회장은 30일 ‘온라인 이슈 브리핑’을 통해 산은과 관련한 이슈 전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최근 산업계 화두 중 하나인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에 대해 이 회장은 “아직 인수가 완료되지 않았고 어떤 공식적인 요청이나 계획 문건도 전달 받은게 없어 사업 계획을 평가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쌍용차의 성공적인 회생을 위해선 제3의 기관이 검증을 하거나 시장의 신뢰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2일 쌍용차와 인수·합병(M&A)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10일부터 정밀실사를 통해 쌍용차의 공장 자동률, 공장 내 자산 등을 점검했다. 에디슨모터스는 12월부터 쌍용차와 인수대금 및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본 계약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자금을 1조5000억원 정도로 추산한다. 에디슨모터스는 이 중 7000억~8000억원 가량을 산업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산은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이 회장은 “강영권 대표가 전기차 개발에 500억원이면 된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라면서 “산은 지원 없이도 운영 자금 마련에 문제가 없다고 들었는데, 강 대표 계획대로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과 관련해선 이 회장은 “항공산업 종사자들의 고통 경감을 위해서라도 조속한 기업결합 승인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작은 것을 보다가 큰 것을 놓치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공정거래위원회를 재차 압박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산은은 벤처기업 투자 확대를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VC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무분별한 투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벤처투자 자체가 모험투자이기 때문에 실패 위험이 있고 일부의 실패 사례로만 판단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성공이 확실한 투자만 집착해 투자를 한다면 벤처투자의 효과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벤처투자 확대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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