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을 두고 미국 방역당국 수장의 말 한마디에 세계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지난 2일 미국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이후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이 새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 효과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발언에 증시가 폭락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새 미국 증시는 물론 코스피까지 하락분을 회복했다. 파우치 소장이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덜 심각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7일(이하 현지시간) 파우치 소장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더 심각할 가능성이 작은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오미크론 확진자들의 중증도와 사망률이 델타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파우치 소장은 오미크론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의문은 전염성, 면역 회피성, 중증 여부라면서 다만 전염성은 델타를 앞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기자실에서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우려가 계속 완화되며 미국 3대 지수가 이틀 연속 강하게 반등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2.40포인트(1.40%) 오른 3만5719.43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5.08포인트(2.07%) 상승한 4686.7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61.76포인트(3.03%)나 뛴 1만5686.92로 장을 마감했다.
파우치 소장은 전일에도 CNN과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고 평했다. 이때도 뉴욕증시와 유가 등이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일상회복에 따른 경제 활성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뉴욕 증시는 미국 내 오미크론 확진과 인플레이션 우려에 급락한 바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매파(통화긴축 성향) 기조의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을 밝히면서 증시 폭락에 부채질했다.
지난달 30일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주 뒤 열리는 다음 회의에서 자산 매입 축소를 몇 달 일찍 끝내는 게 적절한지를 논의해야 할 것 같다”며 테이퍼링 조기 종료를 언급했다.
당초 연준은 지난달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 매월 1200억달러 어치의 채권을 사들이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규모를 매월 150억달러씩 줄여나가 내년 6월 테이퍼링 절차를 종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오미크론 확산 초기 경기가 또 다시 둔화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놔 시장에서는 연준의 긴축적인 태도가 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지만, 이에 대해 선을 그은 셈이다.
오미크론 우려가 완화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미 증시의 강한 반등 여파로 지난 11월 23일 이후 약 2주만에 다시 3000선을 뚫었다. 지난달 종가기준 2839까지 떨어졌으나 이달 들어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시장은 긴축 가속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오는 14~1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레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규모를 확대할 전망이다. 연wns의 매파적인 흐름이 기정사실로 된 만큼 증시 상승이 지속할지 불투명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연준이 다음주 예정된 미국 FOMC 회의에서 내년 3월까지 테이퍼링 조기 종료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봄 금리 인상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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