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내년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긍정적일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간 메모리 반도체 주가를 누르던 세계 공급망 병목 현상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란 판단이다. 증권가에서도 4개월 만에 반도체 섹터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3개월 연속 반도체 비중을 축소했던 증권사들이 이달 들어 반도체 섹터의 비중을 1% 이상 높였다. 에프앤가이드에 등록된 각 증권사 모델포트폴리오(MP)의 종목·섹터별 비중조절 값을 보면 12월 증권사들의 반도체 섹터 평균 비중은 29.10%로 전월 대비 1.45%포인트 상승했다. IT 하드웨어 섹터(1.19%포인트)는 반도체에 이어 비중 확대 폭 3위를 나타냈다.
앞서 증권가에선 지난 9월부터 반도체 비중을 지속 축소해왔다. 지난 9월 전월 대비 1.22%포인트 비중을 줄였으며, 10월 1.72%, 11월 0.07% 반도체 비중을 축소했다.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비메모리 등 메모리 외 부품들의 공급이 크게 부족해지면서 메모리 가격의 조정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이 정점에 도달, 내년 초부터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3분기까지는 메모리 반도체도 수요처들이 요구하는 물량을 온전히 제공하지 못했지만, 2022년에는 IT 공급망 차질 완화로 정상 환경으로 회귀할 전망”이라며 “내년 서버 수요 증가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반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IT 수요 증가 구간에서 메모리는 비메모리 대비 업황 회복 시점이 늦다. 메모리는 비메모리보다 재고 소진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방 재고 소진 이후에는 공급 부족에 의한 가격 상승으로 실적 증가율이 높다.
D램 현물 가격도 최근 상승세를 보이며 메모리 반도체 다운사이클(업황 부진)에 우려가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4 8G 현물가격은 10월 중 약 8% 하락했으나, 최근 2주간 약 5% 가까이 반등했다.
메모리 업황 부진이 예상보다 짧게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반도체 업종의 주가도 높은 상승 폭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KRX 반도체 지수는 11.57% 상승하며 코스피(1.13%) 대비 10배가량 상승했으며, KRX 지수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연초 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해서 하락하던 반도체 대장 주들의 주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17.96% 상승했으며, 삼성전자는 10.03%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도 일제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비중 확대에 나섰다. 이달 KB증권과 교보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델포트폴리오 비중을 높였으며, 유진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반도체 업종의 비중 확대를 제안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매우 확률 높은 게임은 현물가격이 상승할 때는 DRAM 주식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최근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매수 하고 있는데 DRAM 가격 반등과 이에 따른 수급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도연 신한금투 연구원은 “내년에는 메모리 반도체 주가가 비메모리 반도체 주가를 웃돌 것”이라며 “반도체 주가 상승 여력이 여전히 크게 남아 있는 만큼 단기 주가 고민보다는 비중 확대 전략 유효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연구원이 Micro LED 개발라인에서 유리 배선검사기에 기판을 올려 검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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