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코로나19 백신 기본접종으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을 충분히 예방하지 못한다는 초기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에도 현재로선 백신 추가 접종이 중증화나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평가한다.
15일 외신 등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보건연구소(AHRI)는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 이후 오미크론 변이 예방효과가 22.5%로 확인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델타 변이 유행 당시 예방효과 수치가 90%였던 점을 감안하면 백신 효과가 크게 떨어진 셈이다.
단, 남아공 최대 건강보험 회사인 디스커버리헬스와 남아프리카 의료연구위원회(SAMRC)가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7일까지 확진자 21만10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화이자 백신 2회 접종에 따른 중증 예방 효율은 70%로 나타났다. 백신이 감염 자체를 완벽하게 막지 못하더라도 확진 이후 중증으로 발전하거나 사망할 위험을 줄여주는 것이다.
13일 오후 전남 함평군 함평읍 함평엑스포공원 주차장에서 방역당국이 주민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자체가 비교적 초기 단계인 만큼 여러 변수를 종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 기본접종 뒤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이들의 연령대와 기저질환 유무를 반영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기석 교수는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도출하려면 더 많은 감염자를 분모로 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연령별, 기저질환별 분석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 이후 감염되기까지의 시기가 데이터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우주 교수는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를 평가할 때 충분한 숫자가 모집됐고 비교군이 있고 충분한 모니터링 과정을 거쳤는지를 따진다"라며 "이번 결과는 충분한 집단을 대상으로 했다기보다는 검증이 필요한 숫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백신 접종 직후 2개월까지는 효과가 좋은데 4~6개월로 접어들면 감염 예방효과뿐 아니라 중증화·사망 위험 예방효과도 떨어진다"라며 "어느 시점에서 조사를 했는지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백신 기본접종이 오미크론 변이를 막지 못하더라도 부스터샷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정기석 교수는 "일단 델타 변이 때문에라도 부스터샷은 맞아야 한다"라며 "오미크론도 부스터샷을 맞아야 예방되는 것으로 나오니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들은 3차 접종까지 완료하는 것이 지금으로서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 만성질환으로 치료받고 있는 이들과 50대까지도 3차 접종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김우주 교수는 "남아공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가 초기 단계긴 하지만 백신 접종이 무용지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것은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을 맞더라도) 감염 예방효과는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대신 백신 접종으로 T세포 면역도 자극해 중증화나 사망 위험에 대한 효과가 감염 예방효과보다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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