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임시주총 전부터 가시밭길
헬릭스미스, 비대위 고발 이어 사문서 위조로 고소
소액주주 비대위, 무고 맞대응…"모든 것 사필귀정"
2023-02-23 14:59:23 2023-02-23 14:59:23
헬릭스미스 본사 전경. (사진=동지훈 기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헬릭스미스(084990)가 임시주주총회를 약 3주 앞두고 소액주주들과의 갈등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미 형사 고발까지 마친 데 이어 사문서 위조로 경찰에 고소까지 간 겁니다. 주주들은 맞대응에 나서면서 결연한 의지를 내보입니다.
 
다른 이 품에 안긴 기술특례상장 1호 경영권
 
서울대학교 학내 벤처로 시작한 헬릭스미스는 2005년 코스닥에 입성한 기술특례상장 1호 기업입니다. 주력 파이프라인으로는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가 있죠. 헬릭스미스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을 적응증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입니다.
 
최근 헬릭스미스는 카나리아바이오엠에 경영권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체결 당시인 지난해 말 헬릭스미스는 "카나리아바이오엠을 3자배정 대상자로 하는 297만7137주(약 350억원)의 유상신주를 발행하며, 신주 발행의 결과에 따라 헬릭스미스의 최대주주는 기존 특수관계인 포함 7.27%를 보유한 김선영 대표이사에서 신주 발행 이후 지분 7.30%를 보유하게 될 카나리아바이오엠으로 변경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덧붙여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손자회사 세종메디칼(258830)이 발행하는 전환사채 300억원을 취득한다고도 언급했습니다.
 
당시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그간 다각도의 검토와 논의를 거쳐 양사 간 최적의 파트너십을 이끌어내도록 이번 계약을 체결했다"며 "헬릭스미스가 가지고 있는 엔젠시스를 포함한 다수의 파이프라인 외에도 카나리아바이오의 유망한 물질들과 세종메디칼의 인프라를 결합해 세계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는 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죠.
 
계약 체결 소식이 전해지자 소액주주들은 고작 50억원에 경영권 넘긴다며 날선 비판을 내놓았습니다. 이들은 헬릭스미스가 카나리아바이오엠과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기 전부터 사측과 갈등을 빚은 소액주주들입니다. 앞선 주총에선 경영권 자체를 확보하려 시도한 끝에 직접 추천한 사내이사를 선임시키는 데 성공했죠.
 
헬릭스미스 홈페이지 내 주주게시판 캡처. (사진=헬릭스미스)
 
임시주총 앞두고 갈등 최고조
 
평행선을 달리는 회사와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는 다음달 15일 열릴 임시주총을 앞두고 또 한 차례 기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발단은 헬릭스미스가 지난달 임시주총에서 카나리아바이오엠 인사를 이사회에 합류시키려다 실패하고, 김선영 대표를 비롯한 3명을 선임한 지점입니다. 이 과정에서 대표 선임이 유력했던 김병성 세종메디칼 대표는 낙마했습니다.
 
헬릭스미스는 반전 카드로 형사 고발을 꺼내들었습니다. 지난 15일 소액주주 추천으로 선임된 사내이사가 등기이사에게만 제공되는 대외비 자료를 일부 주주 및 비주주에게 직·간접적으로 제공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고발한 겁니다. 이틀 뒤인 17일에는 소액주주 비대위 관계자 일부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발하는 데 이르렀습니다. 주총에서 회사 안건을 부결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행동한 게 고발 이유입니다.
 
갈등의 정점은 23일 오전이었습니다. 헬릭스미스가 소액주주 비대위를 공문서부정행사,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강서경찰서에 고소한 겁니다. 회사 측은 지난달 임시주총 당시 제출된 서면위임장 중 주주 본인의 동의 없이 위임장이 위조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 자료를 적발해 소액주주 비대위 측 위임장 작성 권유인을 고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액주주 비대위는 즉각적인 입장 표명에 나섰습니다. 비대위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이 활동하는 카페를 통해 "카나리아바이오엠 선임 이사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과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 중"이라며 "임시주총 전에 판결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비대위와 주주들을 상대로 한 회사 측 고소에 대해 전부 무고죄로 맞대응하겠다"며 "모든 것은 사필귀정"이라고 대응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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