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일자리 양극화 '심화'…"택배·배달직 늘고 사무직 칼바람"
한은, 고용재조정 및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
2021-12-27 17:17:09 2021-12-27 17:17:09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코로나발 비대면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택배·배달, 운송창고업 등 단순노무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공지능(AI)·로봇 등 자동화 대체가 가능한 단순 사무직 등의 중숙련 일자리는 줄었다.
 
27일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에 실린 '코로나19 이후 고용재조정 및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택배원, 배달원 등을 중심으로 단순노무가 10.6% 증가했다.
 
기능원은 3% 늘었고, 재택근무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관리자(-0.9%), 전문가(-0.1%), 사무직(-0.2%) 등은 취업자 수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반면, 감염병 확산 우려가 크고 재택근무가 어려운 판매 및 서비스 일자리는 각각 -7.8%, -1.9% 감소하는 등 큰 폭으로 줄었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감염병 확산 우려가 크고 재택근무가 어려운 판매 및 서비스 일자리가 큰 폭 감소하는 패턴을 보인 반면,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면서 택배원, 배달원 등을 중심으로 단순노무 일자리가 이례적으로 큰 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산업별로는 코로나19 이후 대면 서비스 제약, 비대면 서비스 확산, 산업별 업황 등에 따라 상이한 패턴을 나타냈다.
 
서비스업의 경우 비대면 서비스업인 운수창고, 정보통신 등의 취업자수가 각각 9.9%, 6.8% 증가했다. 반면 대면서비스업은 숙박·음식과 도·소매가 -11.5%, -7.9% 감소하는 등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보건복지, 공공행정 취업자수는 각각 15.5%, 9.2% 늘어나는 등 의료수요 확대, 정부의 고용정책 지원 등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제조업은 주요 수출품목(반도체, 자동차 등)의 견조한 해외수요로 보였으나 글로벌 공급망 차질, 팬데믹 이전부터 이어진 추세적 감소 등의 영향으로 취업자수가 2.5% 감소했다.
 
특히 팬데믹 기간에도 '일자리 양극화'는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1990년대 중반부터 이어진 일자리 양극화 현상이 팬데믹 기간에도 지속되면서 중숙련·반복 일자리 감소가 두드러졌다.
 
2019년 4분기 대비 올해 3분기 일자리 증감률을 보면 중숙련·반복 일자리는 1.7% 감소했다. 고숙련·인지(0.5%) 및 저숙련·육체(3.9%) 일자리가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오삼일 차장은 "저숙련 일자리는 단순노무 종사자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는데 경기침체기에 저숙련 일자리가 증가한 것은 팬데믹 경기침체기에 나타난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도 감염병 리스크 탈피, 노동비용 절감을 위한 자동화 대체, 비대면 생황방식이 지속되면서 중숙련 일자리가 줄어드는 일자리 양극화 추이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7일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에 실린 '코로나19 이후 고용재조정 및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대면서비스 분야 취업자수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부문별 고용재조정이 발생했다. 자료/한국은행
 
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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