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내년 3월 말 만료되는 가운데, 한은 직원 절반 이상은 이 총재의 경영 실적이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편파적 인사, 급여 정상화 미흡 등 이주열 총재의 내부 경영에 대한 실망감에 외부 출신의 후임이 임명돼야 한다고 답했다.
28일 한국은행 노동조합이 이달 3~10일 노조원 71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7.9%는 '후임 총재로 외부 출신이 와야 한다'고 답했다. '한은 내부 출신이 총재가 돼야 한다'는 응답은 26.4%에 그쳤고 나머지 15.7%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직원들이 외부 출신이라고 응답한 이유로 절반가량인 53.7%가 '내부 출신 총재에 대한 실망감'을 꼽았다. 이어 정치권, 정부 등 외압에 대한 대처 능력(35.2%), 교수 출신 등 우수한 전문성(4.5%)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내부 출신 총재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64.2%로 가장 많았고, 독립적·중립적인 통화정책 수행 가능(23.5%), 축적된 정책 수행 역량(11.2%) 등으로 나타났다.
후임 총재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74.7%가 '급여 정상화'를 꼽았다. 또 부서장 전문성 결여 등 특정 부서, 지연, 학연 등 인사 전횡에 따른 문제 해소(8.7%), 경영 혁신방안 추진 등 내부 조직 정비(8.1%), 한은법 개정 추진 등 정책 권한 강화(7.7%)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총재의 지난 8년간 내부 경영에 대한 평가는 'D(매우미흡)'를 준 직원이 33.3%로 가장 많았고, 'C(미흡)'라고 답한 직원도 32.4%로 총 65.7%의 응답자가 부정적으로 봤다. 반면 'A(우수)'와 'S(매우우수)'는 각각 7%, 1.5%로 10%도 채 안 됐다. 'B(보통)'라고 평가한 직원은 25.9%였다.
유희준 한은 노조위원장은 "이주열 총재 재임기간 8년 동안 직원들의 삶은 궁색해지고 조직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했다"며 "편파적 인사와 무능한 내부 경영, 직급 갈라치기 등으로 직원들의 불만은 한계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28일 한국은행 노동조합이 이달 3~10일 노조원 71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7.9%는 '후임 총재로 외부 출신이 와야 한다'고 답했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모습. 사진/한국은행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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