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잇단 악재에 지지율 비상이 걸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안방인 대구·경북(TK)을 찾아 보수표심 달래기에 나섰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를 약속하는가 하면 신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통합신공항 조기 건설 등 공약선물 보따리를 들고 갔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맞물려 친박단체의 항의를 받는 등 어수선한 모습을 연출했다.
윤 후보는 29일 TK 방문 첫 날의 마지막 일정으로 경북 안동시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열린 경북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했다. 출범식 전부터 진흥원 앞에는 강성 친박 조원진 대표가 이끄는 우리공화당 관계자들이 자리를 지키며 윤 후보의 TK 방문을 비판하고 나섰다. "대통령께 윤석열 사과해", "윤으로는 물 건너간 정권교체" 등의 피켓을 들며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우리공화당 관계자들이 29일 경북 선대위 출범식이 열린 경북 안동시 한국국학진흥원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윤 후보는 오는 31일 0시를 기점으로 특별사면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구원으로 얽혀있다. 윤 후보는 검찰 공직자로서 직분에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이날 도산서원을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늘상 말했듯 공무원으로서 직분에 한 일이라 하더라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늘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건강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분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높은 TK 민심을 의식한 유화적 제스쳐였다. 박 전 대통령이 사면 이후 어떠한 입장을 내놓느냐에 따라 TK를 중심으로 한 보수 표심이 요동칠 수도 있다.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은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이었으며 공교롭게도 친이계 인사들이 윤 후보 주위에 포진해 있다는 점은 불안감을 키운다.
윤 후보는 이번 1박2일 일정에서 TK 지역 현안을 해결할 공약을 대거 꺼내들었다. 교통 인프라 강화를 위해 TK 통합 신공항을 조기에 건설하겠다고 밝혔으며, 신공항과 연계한 광역철도와 고속도로 건설을 약속했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반문의 정점에 스스로를 끌어올렸다. 윤 후보는 그런 차원에서 TK 첫 일정으로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 현장을 찾아 건설 재개를 촉구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탄소중립 문제가 있으니 탈원전 폐기라는 말은 못하고 애매하게 '감원전'으로 조어를 한 모양"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윤 후보는 TK 공약으로 백신, 모빌리티, 농식품 신산업 육성을 내놨다. 경북 북부지역을 첨단 바이오신약과 백신 관련 산업 클러스터로 변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 경북을 미래 친환경·자율주행 모빌리티 산업 거점으로 만들고, '경북 푸드밸리'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낙동강 철기로드 조성, 포항 영일만 대교 건설 등도 약속했다.
윤석열 후보가 29일 경북 안동시 도산서원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안동=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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