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이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선대본 차원에서의 첫 단일화 긍정론이다. 윤 후보는 그간 "정치도의상"을 이유로, 이준석 대표는 '선자강론'을 내세우며 단일화에 대한 말을 아꼈다. 주말 사이 논란을 낳았던 윤 후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일정에 대해선 정책본부와 협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원 본부장은 1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단일화 국면이 오지 않겠나'라는 질문에 "불가피하지 않겠나"라며 "본격적인 단일화 국면까진 한달가량 남았다"고 답했다.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단일화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 상황으로, 단일후보 승산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날 발표된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야권 단일화 지지도에서 안 후보는 35.9%를 기록해 32.5%의 윤 후보를 제쳤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 정책본부장이 1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원 본부장은 윤 후보에게 실망한 표가 안 후보에게 간 것으로 진단하고, 리더십·공약 등을 보강해 윤 후보 지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원 본부장은 "공정의 이미지가 조금 흔들렸고, 토론이나 본인 관련 문제에서 소극적으로 등을 보이는 모습 등이 국민들이 볼 때 리더로서 이미지가 흔들렸다고 본다"며 "(윤 후보가)포용력 있고 다른 사람을 품을 수 있는 통 큰 리더십으로 서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재합류에는 "그것 자체에 연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주말 공개된 윤 후보의 페이스북 단문 메시지, 마트 장보기 등과 관련해서는 정책본부도 몰랐던 일정으로 난감하다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7일), '병사 봉급 월 200만원'(9일) 등의 공약을 단문으로 올렸다. 이에 대한 공약 설명이 뒤늦게 나오는 등 내외부에서 혼선이 오갔다. 지난 8일에는 마트에서 장을 보며 달걀, 파, 멸치, 콩 등을 구매해 이른바 '문파멸공' 논란을 일으켰다. '일베'의 인증 놀이를 본따 문재인 지지층을 공산당에 비유, 멸해야 한다는 해석이 붙기도 했다.
원 본부장은 "(여가부 폐지)그 공약은 정책본부에서 한 것은 아니다"라며 "발표 당시에는 몰랐다. 대신 직후에 후보와 통화를 했다. '선조치 후보고'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후보의 이러한 메시지 전달 방식이 '달갑지 않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저게 뭐지? 그런 생각 정도(들었다)"며 부인하지는 않았다. 원 본부장에 따르면 여가부 폐지와 관련해서는 정책본부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있었으며, 최종 결정은 윤 후보가 했다. 또 메시지팀에서 윤 후보 결정대로 여가부 폐지 공약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8일 서울시 동작구 이마트 이수점을 찾아 달걀, 콩 등을 구매했다. 사진/국민의힘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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