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제약바이오업계와 정부 당국이 모여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업계에선 허가심사 인력 충원과 전주기 통합 컨트롤 타워 설치 등을 요구했다. 당국은 업계 목소리를 반영해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13일 오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신년 대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담회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현황과 미래-규제과학은 어떻게 성장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이사), '4차산업 시대의 바이오 혁신을 위한 규제과학'(오일환 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 등 두 연자의 발제 이후 참석자별 대담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정부에선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을 비롯해 이형훈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김영만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융합산업과장 등이 참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관계당국의 지원으로 빠른 시간 내 치료제가 개발되는 등 긍정적인 면을 먼저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허가심사 인력 충원과 전주기 통합 컨트롤 타워 확립 등 신약개발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요청했다.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유튜브 캡처
장신재 셀트리온 사장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를 개발할 당시 효과적으로 활용했던 게 전화 회의 시스템이었는데 필요로 하는 부분을 즉각적으로 답변받을 수 있어 개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다"라며 "이런 시스템도 인력의 여유가 없으면 여러 회사들이 집중적으로 요청할 때 효과적으로 응답할 수 있겠는가 하는 측면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신약개발 주제별, 플랫폼 기술별 담당 프로젝트 매니저(PM)의 역할이 있을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전주기 통합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큰 화두가 제시됐는데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체 개발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백신 위탁생산 등 코로나19 관련 큰 프로젝트 세 가지를 진행하면서 전주기 통합 컨트롤 타워가 매우 필요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라고 밝혔다.
안재용 사장은 또 "전주기 통합 컨트롤 타워는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대한민국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엄대식 동아에스티 회장은 "글로벌 혁신 신약은 기존 개발 사례가 없는 약들"이라며 "개발 사례가 없는 약을 개발할 때 방향성을 설정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비임상 및 임상시험 등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필요시 법령 개정이나 가이드라인 제정까지 지원하는 정부부처 또는 부서가 생긴다면 개발업체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식약처가 사전 상담 제도 등을 운영하면서 빠르게 진행하지만 모든 보완 서류를 모두 검토한 뒤 한꺼번에 전달해 업체가 해결해야 임상에 들어갈 수 있다"라며 "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해결하지 못하면 임상에 진입할 수 없는 중대한 이슈와 그렇지 않은 이슈를 구분해 개발 속도면에서 빨라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권세창 사장은 또 "식약처도 많은 점을 개선하고 있지만 이런 부분들을 보완한다면 (업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심사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기간만 놓고 보면 외국보다 신속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라면서도 "식약처 심사인력이 해외 규제기관보다 절대적으로 부족해 규제 개정 및 심사를 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심사 인력이 부족해 민원 신청 즉시 민원 심사가 진행되지 못하게 된다"라면서 "민원 처리 기간이 임박하는 시점에서 심사 및 보완이 발생해 실질적인 민원처리 기간이 법적 기간보다 훨씬 더 많이 소요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업계 지적과 애로사항을 반영해 수정·개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강석연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미래를 대비하고 생각해 준비하기 위한 인력들이 부족한 편"이라면서도 "해외 허가기관가 식약처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또 "인력 보강에도 계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며 기업들의 요청에 따라 심사 인력에 대한 지속적인 역량 강화를 위한 예산도 확보했다"라며 "기업들과 함께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규제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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