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최근 지지율 급등 배경에는 2030 청년세대의 지지가 있다.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안 후보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일종의 반사이익으로 작용한 가운데 안 후보의 소통 노력도 2030 공략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안 후보는 한국갤럽이 지난 14일 발표한 1월 둘째 주(11~13일) 정기 여론조사 결과, 1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불과 한 달 전 같은 조사에서 5%대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급등세다. 20대(18~29세) 지지율에서는 24%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23%)와 이재명 민주당 후보(22%)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앞서 11일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직전 조사보다 5.5%포인트 급등한 12.1%를 기록하며 '안풍'이 미풍이 아님을 확인시켰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후보의 지지율 급등 배경에는 여전히 양강 주자들에게 마음을 주지 못하는 중도층과 2030이 있다. 각종 의혹에 휩싸인 양강 후보와 달리 도덕성에 큰 결함이 없는 데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꾸준한 소통과 정책적 행보가 진정성 면에서도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특히 2030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공정'의 주도권이 윤석열 후보에게서 안 후보로 옮겨간 점을 전문가들은 주목했다. 윤 후보가 조국 사태 등 여권의 잇단 내로남불을 지적하며 '공정'을 대선 출마의 가치로 내걸었지만,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경력 논란에 휩싸이며 '도토리 키 재기'로 전락한 것이 결정적 이유였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대학 입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취업에 이르기까지 '부모 찬스'에 따른 불공정 현실을 겨냥해 "입시 제도에서 수시를 완전 철폐하고 의전원도 모두 없애겠다"고 선언한 그의 공약도 청년세대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스스로도 "그간 청년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한 진정성이 전해지고, 또 저희들이 발표한 청년 공약들이 제대로 받아들여져서 많은 신뢰를 얻은 것 아닌가 생각된다"며 최근 지지율 선전 이유를 2030세대와의 소통 및 공감에서 찾았다.
공약 등을 전달하는 쌍방향의 소통 방식도 2030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특히 2030세대가 즐겨 사용하는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평일 오후 8시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안철수TV'에서 현안을 놓고 국민과 소통하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 '안철수 소통 라이브'를 진행 중이다. 온라인 중고거래장터 '당근마켓'을 차용해 안 후보가 사연을 접수받아 '민원'을 해결해 주는 방식의 '철수마켓'도 병행하고 있다.
안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이전인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안철수 소통 라이브를' 시작해 미래 담론과 쟁점 현안 등을 놓고 주로 청년들과 실시간 소통해왔다. 16일까지 83회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으며, 그간 포스트 코로나 시대, 4차 산업혁명, 미중 기술패권 경쟁 등 대내외 직면한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설득을 구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12월 처음 시작한 '철수마켓'은 안 후보가 아이 돌보미, 고깃집 아르바이트, IT기업 인턴, 동물구호단체 종사자로 직접 변신해 일을 체험하는 형식을 띠고 있다. 아이를 돌보며 현 육아 문제를 짚고 고깃집 불판을 갈며 자영업자 애로사항을 고민하는 형식이다. 2030세대에게 발로 뛰는 자신을 적극 홍보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을 연출함으로써 재미까지 주려는 의도를 담았다.
국민의당은 안 후보의 '소통' 리더십이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고 보고 있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20대는 가치소비를 하는 세대로 유튜브 같은 정치 콘텐츠를 다양하고 빠르게 접하면서 안 후보의 도덕성, 정책 능력을 보고 안철수의 정치를 소비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당 관계자도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안철수 소통 라이브, 철수마켓 등 젊은 층을 겨냥한 여러 영상 콘텐츠들이 2030 표심을 잡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