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영국에 이어 프랑스까지 코로나 방역지침 완화에 나섰다. 이둘 국가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정점에 달한 것으로 보고 '코로나와의 동거'를 택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수만명대 감염자가 속출하는 만큼 의료체계 부담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20일(이하 현지시간)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내달 2일부터 실내 입장 인원 제한, 실외 마스크 착용, 재택근무 의무가 사라진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문을 닫은 나이트클럽은 2월 16일부터 다시 영업을 할 수 있다.
카스텍스 총리는 "지금의 확산이 끝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미크론 파도가 잦아들고 있다는 희망적인 징후가 있다"며 이같은 방역 규제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카스텍스 총리는 방역조치 완화 후에도 코로나19 상황이 극적으로 나아진다면 백신 패스마저 중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1월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백신패스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모습. 사진/뉴시스
프랑스는 오는 24일부터 '백신패스'를 도입하는 등 백신 의무화로 확산세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프랑스에서는 식당, 카페와 같은 다중이용시설과, 영화관, 공연장, 경기장 등 대부분 문화·여가 시설, 장거리를 이동하는 버스, 기차, 비행기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서 백신패스를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정점에 달했다는 판단하고 있지만 프랑스 내 코로나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 프랑스 국립공중보건국 발표에 따르면 이날 신규 확진자는 42만5183명으로, 사흘 연속 40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46만4780명이 신규 확진자로 판명돼, 신규 확진 최다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현재 코로나19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2만7000명이 넘고 이중 4000명 가까이 중환자실에 있다. 프랑스 정부의 과학 자문 기구 역시 지금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계속돼 3월 중순까지 병원 시스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의 경우 프랑스 보다 전향적으로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다. 실내 마스크 착용, 재택근무 권고, 대형 행사장 백신패스 사용 등의 조치를 담은 거리두기 정책 ‘플랜B’를 오는 26일 종료한다. 당장 영국의 중등학교인 세컨더리스쿨 교실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된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과학자들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을 지났다고 본다”며 “부스터샷 정책이 성공적이고 국민이 ‘플랜B’를 잘 따라준 덕에 ‘플랜A’로 돌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 전파세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의료계 등에서는 의료체계 부담을 우려하면서 존슨 총리가 위기 모면을 위해 위험한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실제 영국의 확진자는 이달 초 22만명에 비하면 줄긴 했지만, 여전히 9만명을 넘어섰다. 확진세를 잡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부 국가에서 확진자가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여 최근 유행의 최악은 끝났다는 희망이 있다"면서도 "아직 숲에서 벗어난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수하지 말라. 오미크론이 입원과 사망을 유발하고 있으며 덜 심각한 사례일지라도 의료 시설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지난 17일 화상회의로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 행사에서 “오미크론이 코로나19 대유행의 마지막 변이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체에 대한 종식을 의미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1년 12월23일 영국 런던 시내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과 쓰지 않은 시민이 뒤섞여 거리를 거니는 모습. 19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실내 마스크 착용, 재택근무 권고, 대형 행사장 백신패스 사용 등의 조치를 담은 거리두기 정책 ‘플랜B’를 다음 주에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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