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긴축 우려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급락하고 있다. 미 증시 호황을 주도하던 대형 기술주의 주가도 급락하면서 나스닥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미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8회까지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24일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코인원에서 비트코인은 오후 1시50분 기준 43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동안 비트코인 거래가격은 20% 가까이 폭락했다. 지난해 11월 초 8000만원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던 비트코인이 두 달여 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세계적인 초저금리에 힘입어 랠리했었던 암호화폐는 세계적 초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연일 치솟았었다. 그러나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40년래 최고로 치솟는 등 인플레이션이 심해지자 각국의 중앙은행이 속속 금리인상 모드에 진입하고 있다.
미국 증시의 기술주도 낙폭을 키우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올 들어 12% 떨어졌다. 지난해 11월19일 1만6000선을 돌파한 최고점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15.5% 급락했다. 새해 첫 14거래일간 하락폭은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이번 주에는 마이크로소프트(25일), 테슬라(26일), 애플(27일) 등 주요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 및 자산 매입 정책 방향을 가늠할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도 25~26일 예정돼 있어 금융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오는 26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인상 폭을 시장 예상치보다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도 일제히 급락했다. 사진/뉴시스
CNBC방송에 따르면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3, 6, 9, 12월 4회 금리인상을 기본적으로 예상하지만, 올해 모든 회의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때까지 긴축조치를 취하기를 원할 위험이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금리인상 횟수가 4번이 훌쩍 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시장 트레이더들은 3월 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확률을 거의 95%로 예상했다. 올해 4회 금리인상 예상 비율도 85%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회 금리인상 확률은 60%에 육박한다. 지난달 나온 FOMC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인상은 3회로 예상됐다.
시장이 예상하는 올해 금리인상 횟수는 5회가 유력해지고 있다. CME에 따르면 5회 금리인상 확률은 거의 60%다. 일각에서는 3월로 예정된 채권프로그램 종료 시기를 이달로 앞당길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골드만삭스는 이번 FOMC에서 채권매입이 중단될 것이라고는 전망하지는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양적 긴축이 오는 7월 시작되고 월 1000억달러씩 자산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양적 긴축은 2년 혹은 2년 반 동안 진행되며 9조 달러에 육박하는 연준 자산이 6조1000만~6조6000만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암호화폐 정보업체 ‘카이코’의 클라라 메달리 수석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암호화폐는 국제 정책의 변화 등에 반응하고 있다”며 “유동성 수도꼭지가 잠기면 두 자산(암호화폐와 증시) 모두 변동성이 심화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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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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