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오미크론발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르면 내주 3~4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루 2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 수가 일주일 전보다 1.6배, 2주 전보다는 3.4배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확진자 폭증으로 정부의 재택치료자 관리 여력도 10.9%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젊은 무증상·경증 환자의 건강 모니터링을 생략하는 '재택요양' 시스템 도입을 검토한다.
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전국에서 집계된 신규 확진자 수는 2만2907명이다.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 2만269명에 이어 이틀 연속 2만명을 넘기는 등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일주일 전인 지난달 27일 1만4514명보다 1.6배가량 늘었다. 2주 전인 20일 6600명보다는 3.4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아울러 인구 이동량이 많았던 설 연휴 여파가 더해지면 이르면 이번 주 중 2만5000명을 넘어 하루 3만명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내일은 2만5000여명 정도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국가에 비해 확산 속도는 느리지만 다음 주에는 3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확진자 수가 2배씩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일주일 간격을 두고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이번 설 연휴의 여파가 실제 확인될 2월 한 달간이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확산 속도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른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전국에서 집계된 신규 확진자 수는 2만2907명이다. 사진은 선별진료소 모습. 사진/뉴시스
문제는 정부의 재택치료자 관리 여력이다. 현재 정부가 운영하는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은 총 461곳으로 최대 10만9000여명까지 관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날 0시 코로나19로 재택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총 9만7136명으로 재택치료 관리 여력이 10.9%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달 19일 국내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기 시작하자 기존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하던 경증·무증상 환자를 전면 재택치료로 전환해왔다. 이는 오미크론 변이의 높은 전파력과 낮은 중증화율이 고려된 조처다.
현재 검출률 80%로 국내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 대비 전파력이 2~3배 높고, 중증화율은 5분의 1 수준으로 낮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재택치료 환자는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달 19일 1만7283명이었던 재택치료 환자는 26일 3만7071명으로 일주일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현재는 10만명에 육박한 상황이다.
재택치료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코로나19 재택치료자가 스스로 상태를 관찰하는 '재택요양' 시행을 논의하고 있다.
'재택요양'은 젊은 무증상·경증 환자의 경우 모니터링을 생략하고 상태가 악화하면 직접 관리의료기관에 알리는 시스템을 말한다. 현행 우리나라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은 하루 1~2회 환자에게 전화해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이를 생략하는 방식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비대면 기자단 설명회에서 "현재 일본의 경우 건강모니터링을 하지 않고 이상한 경우 본인이 관할 보건소에 직접 연락하는 체계를 운영 중"이라며 "향후 확진자가 많이 증가할 경우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로 논의하고 있다. 필요할 경우 (시행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도 지난달 31일부터 50세 미만 무증상·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재택요양 시스템을 도입해왔다.
우리 정부도 이날부터 재택치료자 건강모니터링을 하루 2~3회에서 1~2회로 줄인 상태다. 고위험군의 경우 하루 2번, 일반환자는 하루 1번 유선으로 건강 상태를 의료진에 알리도록 했다. 의사 1인당 재택치료자 숫자를 100명에서 150명으로 늘려 관리의료기관의 재택치료자 관리 여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천은미 교수는 "현재 재택치료는 사실상 무증상·경증 환자를 대상으로는 치료를 하지 않고 있다. 재택 관찰 수준"이라며 "재택치료자 관리 여력은 50세 이상 고령층 또는 성인 중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3일 강남구 역삼동 하나이비인후과병원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의료진이 재택치료자들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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