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연말에 이르러 카드사에서 민원이 급격히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자금 수요가 커진 상황에서 정부의 대출 규제로 카드사들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자 한도 상향을 요구하는 민원이 늘어난 영향이다.
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민원건수는 140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22.6% 늘었다.
7개 업체 중 5곳에서 민원이 증가했다. 민원건수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우리카드로 전년보다 27.9% 상승한 110건을 기록했다. 뒤이어 신한카드가 23.0% 늘어난 364건으로 확인됐다. 하나·현대·롯데카드 등 3곳은 한 자릿수의 증가폭을 보였다. 하나카드는 5.5% 증가한 134건을, 현대카드는 5.4% 상승한 194건을 기록했다. 롯데카드는 4.9% 확대된 192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국민카드는 231건의 민원이 접수돼 전년보다 12.2% 감소했다.
삼성카드(029780)도 184건으로 11.5% 줄었다.
고객 10만명당 민원건수를 뜻하는 환산민원건수는 롯데카드가 2.12%로 가장 높았다. 우리카드는 민원건수 증가율이 높았지만 환산건수는 0.89%를 기록해 고객 비중 대비 민원건수는 제일 적었다. 나머지 카드사들의 환산건수는 △현대 1.84% △신한 1.67% △삼성 1.49% △국민 1.19% △하나 1.13%다.
연말에 민원이 급증한 배경에는 코로나 국면 속 대출 총량규제가 적용된 데 있다. 당국은 지난해 하반기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카드사에 대출잔액 증가율을 6% 이내로 관리할 것을 요구했다. 카드사들은 목표치를 준수하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였지만, 연말 자금 수요가 커진 탓에 고객들의 한도 상향 요구는 늘어났다.
실제 유형별 민원을 분석해보면 한도 상향, 카드 발급 등과 연관된 '제도정책' 관련 민원이 314건이다. 전체 민원 중에서 '기타' 유형을 제외하고 가장 큰 비중이다. 증가율도 전년 동기 대비 14.6%를 기록했다.
'고객상담' 관련 유형은 188건을 기록해 두 번째로 많았다. 전년과 비교하면 두 배 늘었다. 카드사들이 고객센터 상담사를 줄이고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며 소요되는 시간이 늘자 관련 민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채권 186건, 영업 176건, 기타 545건으로 확인됐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한도 상향을 비롯해 코로나 관련 지원금 정책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며 상담 대기 시간이 지연돼 고객 불만이 다소 높아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과 대출 규제 등으로 연말 카드사 한도 상향 및 고객 상담 등과 관련한 민원이 크게 증가했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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