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광주 5·18민주묘지를 다시 찾아 헌화와 분향 등 참배를 시도했지만 시민들 반대로 묵념으로 대신하며 발길을 돌렸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해 11월 전두환 미화 발언 이후 5·18민주묘지를 찾았지만 시민들 항의로 참배하지 못하고 묵념으로 대신한 바 있다.
윤 후보는 6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지만 역시 시민들 항의에 직면해야 했다. 결국 이번에도 추모탑까지 가지 못한 채 묵념으로 추모의 뜻을 전했다. 윤 후보 도착 전부터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을 비롯해 시민들이 모여 윤 후보 참배를 반대하는 기자회견과 시위 등으로 길을 가로막았다. 추모탑 바로 앞에는 지난해 11월과 마찬가지로 오월어머니들이 자리를 지키고 앉아 윤 후보의 참배를 막았다.
광주 시민들이 6일 윤석열 후보의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를 막기 위해 추모탑 앞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윤 후보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앞에 가서 분향은 못했지만 제가 마음적으로 5·18 희생자에 대한 영령을 기리며 참배를 잘 했다"며 "광주 방문 때마다 민주묘역에 온 것은 아니지만 (4번째 광주 방문 중)2번은 분향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5월 정신이라는 것이 피로서 민주주의를 지킨 것이기 때문에 저뿐 아니라 국민 모두 5월 정신을 잊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5월 정신은 그냥 항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가치 중심으로 국민 통합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재차 "5월 정신이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통합의 정신이라 생각한다"며 "광주를 공식적으로 방문할 때는 꼭 민주묘역을 찾아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통합의 상징에 예를 갖추고 다시 한 번 마음가짐을 바로잡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맞는 도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묵념에 앞서 방명록에 "5월 정신 이어받아 자유민주주의 지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윤 후보 참배를 반대하는 시민들은 윤 후보를 뒤쫓으며 "전두환을 비호하는 사람은 여기 올 수 없다", "독재자 옹호한 사람이 여기 오는 것은 국민기만"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 지지세력과 엉키며 일부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윤 후보는 앞서 지난해 당 경선 과정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그야말로 잘했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윤석열 후보가 6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추모탑 앞까지 가지 못하고,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윤 후보 뒤로 후보의 전두환 미화발언을 비판하는 피켓이 보인다. 사진/김동현 기자
광주=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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