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모두 '노무현'을 소환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5일 제주 강정마을에서 진보진영 내 반대를 무릅쓰고 해군기지 건설을 결정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며 울컥한 모습을 보이자, 다음날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PK(부산·울산·경남) 마지막 일정으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고인의 평소 지론인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사는 세상"을 언급하며 소리 없이 흐느꼈다. 노 전 대통령 사저 마당에서는 남부 수도권 구상을 밝히며 '균형발전' 계승을 약속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지지 않고 노 전 대통령을 불러냈다. 안 후보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이었고 우리 모두의 희망인 그런 나라를 제가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또 "아무리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대의를 위해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던, 바보 노무현의 길을 저 안철수는 기억하겠다"고 했다. 그는 "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만약 그분이 지금 살아 계셨다면 그분이 보시기에 지금의 대선판이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전개되는 등 너무나 부끄러운 모습이기 때문"이라고 여야 후보들에 대한 양비론도 잊지 않았다.
안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 청산'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하지만 지금 우리 정치는 왜 그렇게 못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미약하지만 지금 저 안철수가 그 길을 걷고 있다. 국민의 상식을 마비시키고 공정을 훼손하고 반칙과 특권에 눈 감는 부도덕한 진영정치, 제가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약속했다.
또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외쳤던 노 전 대통령의 길이 자신이 생각하는 길과 같다고 했다. 그는 "국민 우선의 개혁적 실용주의 정치를 실천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며 "국민통합 내각 구성, 연금 개혁, 강성 귀족 노조의 특권과 반칙의 상징인 고용세습을 기필코 뿌리 뽑을 것이다. 공정하고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 16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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