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볼보트럭이 올해 말 국내 상용차 시장 최초로 대형 전기트럭을 내놓기로 하면서 승용차 위주였던 친환경차 시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현대차(005380)가 올해부터 수소트럭을 물류현장에 투입하는 만큼 볼보트럭과의 치열한 맞대결이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볼보트럭은 올해 대형 전기트럭 인증을 위한 시범 차량을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이후 인증 절차, 보조금 확정, 충전 인프라 구축 등을 마무리하고 내년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볼보트럭 중대형 전기트럭 라인업. 사진/볼보트럭코리아
볼보트럭의 대형 전기트럭은 12단 변속기를 채택하고 1회 충전으로 최대 300㎞를 주행한다. 배터리 용량은 최대 540KWh로 최대 6개의 배터리팩이 탑재된다.
670마력의 성능과 최대토크 244.89kgf·m을 갖췄으며 총 적재능력은 40톤이다. 급속충전시 1시간 30분 이내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유럽에서는 오는 8월부터 양산과 판매에 들어간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볼보트럭을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트럭, 만 트럭, 스카니아 등이 중대형 전기트럭 개발 및 양산을 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현대차가 2020년부터 수소트럭 '엑시언트'를 양산해 스위스 등에 수출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았지만 올해부터
CJ대한통운(000120)(2대),
현대글로비스(086280)(2대), 쿠팡(1대) 등에 투입된다. 2030년 1만대를 운송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대형 전기트럭이 보급되려면 충전 인프라 확대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공공 충전소는 대부분 승용차 전용이다. 대형 트럭이 충전할 수 있는 크기는 없다시피 하다. 그나마 수소트럭의 경우 정부가 매년 두 곳씩 화물차용 대용량 충전소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대형 전기트럭을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대형 전기트럭용 공공 충전시설 확충 속도가 얼마나 빠르게 늘어날 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상용차는 수입차 의존도가 높고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신차로 바꿀 때 전기차로 전환할 수 있다"며 "유럽에서는 이미 많이 팔리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대형 전기트럭에 대한 보조금 및 충전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볼보트럭은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기존 시설을 활용할 방침이다. 볼보트럭은 전국 31개의 서비스 센터를 비롯해 항만 등 물류 거점 및 트럭 밀집 지역 인근의 주유소에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와 대형 트럭용 공공 급속 충전시설 확충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현대차 수소트럭 '엑시언트'. 사진/현대차
보조금도 관건이다. 유럽의 경우 12개국에서 대형 전기트럭 보조금 제도를 시행 중인데 국내는 판매되는 모델이 없다보니 보조금 규모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볼보트럭은 국내에 도입하는 대형 전기트럭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차 '엑시언트'는 1대에 최대 4억5000만원의 구매보조금을 지급한다. 차 가격은 7억~1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금을 더해도 일반 트럭보다 비싸다. 정부는 보조금을 추가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현철 볼보트럭코리아 세일즈&마케팅 상무는 "국내에서 대형 전기트럭은 우리가 처음인 만큼 정부에서도 전기차 보조금 제도에 대형 상용차를 반영해야한단 점을 인지하고 있고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상용차 폭(너비) 상한규제가 친환경차 도입을 막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2.55m인데 한국은 2.5m로 제한하고 있다.
볼보트럭이 유럽에서 판매하는 중형 전기트럭은 폭이 2.5m가 넘어 국내에 들어올 수 없다. 국내에 대형 전기트럭만 선보이는 이유다. 볼보트럭은 국내 도입을 위해 폭 2.5m의 대형 전기트럭을 따로 제작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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