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사측과 임금 합의를 이루지 못한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중지 결정으로 결국 쟁의권을 확보했다. 다만 이번 중노위 결정에 대해 최고경영진에 대화를 요구하는 등 합의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오는 16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최고경영진의 대화와 해결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공동교섭단은 이날 중노위의 조정중지 결정 이후 긴급회의를 열어 최고경영진과 노조 간의 공개 대화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공동교섭단은 "그동안 삼성전자 사측 교섭위원들은 자신들이 권한도 정보도 없다고 노조에 밝혀 왔다"며 "그동안 교섭장에 나온 사측 교섭위원들이 노조와의 교섭 책임을 의도적으로 회피했거나, 아니면 정말 권한이 없었다면 이제는 최고경영진이 책임지고 직접 노조와 공개 대화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노위 조정위원회는 공동교섭단이 신청한 노동쟁의 사건에 대해 이날 진행된 2차 조정회의에서 조정중지를 결정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앙노동위원회 2차 조정회의가 열리는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교섭단은 "지난 11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친 조정회의에서 노조는 최선을 다해 조정 과정에 동참하고자 했다"면서 "조정 과정에서 노조는 대폭 양보하며 최소한 휴식에 대한 논의를 요청했지만, 안타깝게도 사측은 노조의 최종 양보안마저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단순히 수천만원의 연봉을 인상하라고 주장하지 않았고, 그보다 임금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지급하라고 요구했다"며 "삼성전자는 임직원의 임금 격차가 매우 크므로 심각한 격차를 축소하기 위해 계약 연봉을 정률(%)로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정액(원) 인상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 성과급은 직원들에게 EVA(경제적 부가가치)를 기반으로 지급하는 불투명한 구조"라며 "경쟁사인
SK하이닉스(000660)는 2021년부터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 내내 삼성전자는 밤낮없이 돌아가면서 사상 최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냈다"면서 "공동교섭단이 요구하는 것은 삼성전자 직원들이 최소한의 휴식을 취하며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정위원회는 대부분 조정안을 작성해 당사자에게 수락을 권고하지만, 노사 간 견해 차이가 너무 크거나 노사 당사자가 희망하지 않은 경우 등 조정안을 제시하는 것이 자칫 추후 협상 타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조정을 종료한다. 조정중지가 결정되면 노조는 쟁의 행위에 들어갈 수 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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