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던 현대자동차그룹과 쌍용자동차가 러시아의 일부 병력 철수로 한숨 돌렸다. 양국 간 전쟁이 일어날 경우 우리나라 수출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산업은 자동차 산업이기 때문이다.
16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에 따르면 한국의 대 러시아 수출 품목 1순위는 자동차다. 지난해 기준 24억9600만달러, 한화로 약 3조원을 수출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액 14억5400만 달러(약 1조7500억원)까지 더하면 자동차는 러시아 전체 수출에서 약 44%의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러시아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에게 양국의 전쟁은 큰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통해 약 23만대 가량 생산했다.
2020년 11월에는 연산 10만대 규모의 현지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을 인수하며 사업 확장에 나선 상황이다. 현대차는 신공장의 재정비를 마치고 가동을 준비 중이라 전쟁 가능성 등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장이 위치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접경지로부터 약 1200km 떨어져 있기 때문에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최근 전쟁에 대한 위험성 때문에 기업이 철수하는 등의 여파로 부품 수급 차질이 러시아 자동차 시장의 소비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쌍용차 역시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쌍용차는 2014년 러시아 수출을 중단했고, 2017년에는 우크라이나 수출도 중단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인근 슬로바키아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고 있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다시 재점화될 경우 피해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직원이 현장에서 차량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어 업계에서는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가 병력을 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미국과 일부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기정사실로 보고, 이르면 이번주에 침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정부에 양국이 전면전을 벌일 경우 자동차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양국이 군사적 충돌을 단행하면 러시아 자동차 내수 판매가 약 29%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상황이 이렇게 지속되면 기업으로서는 비용 낭비가 되고, 수급조정도 정상적인 절차를 못받게 된다"며 "정부에서는 최악의 상태를 준비해야 한다. 최악의 상태를 준비했을 때 실질적으로 손실을 가장 적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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