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일본 키옥시아가 공동 운영하는 낸드플래시 공장이 재료 오염 문제로 가동을 멈추면서 낸드플래시 반도체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키옥시아 생산 라인 오염 사고는 생산을 약 2달간(1월말~3월중순) 제한함으로써 글로벌 재고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은 일본 키옥시아와 공동 운영하는 미에현 요카이치시와 이와테현 기타카미시의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을 지난 9일부터 중단했다. 웨스턴디지털은 제품 제조 과정에서 불순물이 투입돼 가동을 멈췄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서버와 휴대용 전자기기에 주로 쓰이는 낸드플래시를 생산한다. 키옥시아는 연간 기준으로
삼성전자(005930)(34.5%)에 이어 19.3%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2위 업체다. 웨스턴디지털은 13.2%로
SK하이닉스(000660)(13.5%)와 함께 3위권 업체다.
웨스턴디지털은 이번 사고에 따라 최소 6.5엑사바이트(EB·1EB=10억GB) 규모의 낸드플래시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밝혔다. 키옥시아의 생산 감소분까지 포함하면 총 16EB 규모다. 이는 1분기 글로벌 전체 수요의 약 10%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 이천 M16 공장. 사진/SK하이닉스
전문가들은 사고의 영향으로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5~10% 하락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5~10% 상승으로 수정했다.
에이브릴 우(Avril Wu) 트렌드포스 연구원은 “올해 낸드플래시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1~2분기 가격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었으나 세계 낸드 점유율 2·4위인 WD와 키옥시아가 함께 운영하는 일본 공장 두 곳에서 정상 가동을 할 수 없을 수준의 재료 오염 문제가 발생했다”며 “이번 생산차질로 가격이 오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사고로 인한 생산 차질이 공급부족을 야기하고 낸드플래시 가격이 반등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 평균가격(ASP)이 상승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모리가 중심인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테크 섹터 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8.9% 증가한 6443억달러(약 776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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