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30초 만에 검사가 끝난 것 같아요. 학교로 검사소가 오니 정말 편리해요"
16일 서울 관악구 인헌중학교 운동장에는 '이동형 유전자증폭(PCR) 검사소'가 설치됐다.
이동형 PCR 검사소는 학교로 검사 인력과 장비를 배치해 학생과 교직원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일을 한다. 검사소가 설치되면 학생과 교직원은 주 생활공간인 학교에서 바로 검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학생과 교직원 전용 검사소인 만큼 대기 시간도 대폭 줄일 수 있다.
인헌중의 경우 이날 전체 학생·교직원 약 500명의 38%인 190여명이 검사를 신청했다. 오전 8시 40분께 교직원들이 먼저 검사를 받았고 이후 학생들이 학년과 학급에 따라 정해진 순서에 맞춰 나와 검사소 앞에 대기했다. 대기 시간을 포함한 1인당 검사 소요 시간은 적게는 1분 남짓에서 10분 내외로 걸렸다. 일반 검사소와 비교하면 확연히 짧은 시간이다.
16일 오전 서울 관악구 인헌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대응 현장 이동형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접수처에서 검사 도구를 받은 학생들은 검체 채취소로 이동해 검사를 진행한다. 검사 방식은 콧속에 면봉을 넣는 비인두도말과 입속 깊이 면봉을 넣은 구인두도말 방식을 함께 진행한다. 이날 인헌중 검체 채취 인력으로는 은퇴한 간호사들이 투입됐다. 검사 결과는 다음날 학교를 통해 통보한다.
1학년에 재학 중인 한승정 군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은 없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사를 받게 됐다"며 "학교로 오니 편리하기도 하고, 부모님도 해보라고 해서 검사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교사 한나래 씨도 "전면 등교를 하면서 선제검사 차원으로 받게 됐다"며 "외부에서 하는 것과 달리 구성원끼리만 모여 검사하는 거라 안전한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임경수 인헌중 교장은 "등교가 시작되면서 아이들의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전반적인 검사를 하기 위해 이동형 PCR 검사소를 신청하게 됐다"며 "교직원과 학부모들도 긍정적인 반응이었으며, 이번 점검을 계기로 학교가 좀 더 안정을 꾀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관악구 인헌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대응 현장 이동형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예산 180억원을 주고 이동형 PCR 검사소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11개 교육청에 2개 팀씩 22개 이동형 검사소를 운영 중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5명 이상, 중·고등학교는 1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면 검사소를 요청할 수 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은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지만 학부모님들이 (원격수업보다는) 전면 등교 기조하에 개별 학교 현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등교 방식을 운영하기를 선호하는 거로 알고 있다"며 "조속한 감염 발견이 현재로선 오미크론 확산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한 학교는 신속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또한 이날 "학교 내 긴급상황 발생 시 학교 내 집단감염을 예방하고 이동검체팀 운영 등을 통한 신속한 코로나 진단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교육(지원)청과 학교 간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16일 서울 관악구 인헌중에 마련된 이동형 PCR 검사소. (사진=김지영 기자)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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