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10명 중 6명이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33.1%에 불과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과 함께 '용산 시대'를 열기로 결정했지만, 국민 다수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첫 의제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무엇보다 국민과의 소통 없이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에 대한 저항이 컸다는 분석이다.
22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9~20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30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8.1%가 '반대' 의견을 냈다. '찬성' 비율은 33.1%였으며,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유보한 층은 8.7%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모든 연령대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 찬성보다 반대 의견이 높았다. 특히 40대와 50대에서는 60% 이상이 반대 의견을 보였다. 40대 찬성 27.9% 대 반대 65.9%, 50대 찬성 26.8% 대 반대 68.0%였다. 20대 대선에서 윤 당선인에게 많은 지지를 보냈던 20대와 30대에서도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서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20대 찬성 31.1% 대 반대 54.4%, 30대 찬성 31.9% 대 반대 57.1%로, 반대 의견이 50%를 넘었다. 60대 이상에서는 찬반 격차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적었지만 여전히 반대 의견이 많았다. 60대 이상 찬성 42.5% 대 반대 49.4%로, 오차범위 밖에서 반대 의견이 높았다.
지역별로도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서울은 반대 의견이 62.1%로,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라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의 찬성 의견은 30.2%였다. 경기·인천에서도 찬성 35.0% 대 반대 57.0%로, 반대 응답이 높았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반대 의견이 높게 나타나 눈에 띄었다. 부산·울산·경남 찬성 37.8% 대 반대 51.7%로, 전국 평균과 비슷했다. 이외 대전·충청·세종 찬성 39.0% 대 반대 53.4%, 강원·제주 찬성 34.4% 대 반대 57.5%였다. 광주·전라에서는 찬성 8.0% 대 반대 83.7%로,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을 압도했다. 대구·경북에서는 찬성 43.8% 대 반대 43.8%로 동률을 기록했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중도층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 찬성 28.5% 대 반대 59.7%로, 전체 응답자 결과와 비슷했다. 보수층 찬성 60.9% 대 반대 30.5%, 진보층 찬성 8.3% 대 반대 86.3%로, 진영별로 의견이 확연하게 달랐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지지층의 경우 찬성 2.6% 대 반대 95.1%로, 압도적으로 반대 의견이 높았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찬성 63.6% 대 반대 25.4%로, 찬성 의견이 확연히 높았다.
앞서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고 오는 5월10일 임기 첫 날부터 새 집무실에서 근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제 종식'과 '국민 소통'을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게 된 이유로 들었지만, 이를 추진하는 과정은 오히려 독선과 불통이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전 비용에 있어서도 윤 당선인은 496억원을 제시했지만 국방부는 5000억원 이상, 민주당은 1조원 이상을 들고 있어 간격이 크다. 또 이를 추진할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는 점도 용산 이전을 가로막는 변수 중 하나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광화문 정부청사로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공약했지만, 당선 이후 보고를 받은 결과 "재앙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를 스스로 철회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18명, 응답률은 7.6%다.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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