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광주광역시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이 환경직 직원의 입사 전 근무 경력을 호봉 경력으로 인정하라는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29일 광산구 시설관리공단이 근무자 A씨가 비정규직인 일시사역으로 5회, 약 11개월간 근무했지만 이를 경력으로 인정할 수 없음을 회신했다고 밝혔다. 일시사역은 근로자의 연차·병가·휴직·산재 발생 등에 따른 결원에 대한 대체 근무 형태를 말한다.
공단은 “A씨가 일시사역으로 근무한 경력은 각 6개월 미만의 근로계약으로 지나치게 짧다”며 “경력으로 인정해야 할 만큼 노동력의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 “일시사역 근로자와 정규직 근로자는 급여, 복지제도 등이 다르고 이 밖에 다양하고 복합적인 인사운영상의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인권위는 지난 8일 공단이 인권위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진정인의 일시사역 근무 경력은 통상근로자와 같은 8시간의 전일 근로”라며 “업무의 내용 및 강도, 책임성 측면에서 정규직 직원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규직 직원과 입직 경로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호봉 경력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공단 측이 기관 내 경력환산 기준표상 경력 인정 규정은 단순 업무를 하는 환경직이 아니라 전문·특수경력자를 위한 것이라고 회신한 데 대해선 "해당 규정을 보면 청사관리인부, 경비원, 노무원 등이 명시돼있어 전문·특수경력에만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고 환경직 일시 사역도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지난 2021년 11월, 인권위는 공단에 A씨의 일시사역 근무 경력을 합리적인 범위에서 호봉 경력으로 인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당시 인권위는 “일시사역 근무경력이 상근경력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고용 영역에서의 차별 행위”라며 “대법원도 ‘상근’을 ‘풀타임’이 아닌 일정한 시간 규칙적 근무를 의미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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