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우리나라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3개월 연속 하락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와 원자재 가격, 물류비 상승 영향으로 제조업 경기의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의 BSI는 83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하는 등 3개월 연속 추락세다.
업황 BSI는 지난해 5월 88를 기록한 이후 6월 88, 7월 87, 8월 87, 9월 84, 10월 86, 11월 86으로 점진적인 하향 흐름을 보여왔다. 12월에는 87로 상승 후 올해 1월 86으로 하락 전환하면서 3개월 연속 내림세를 유지하고 있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기업 경영 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통계다. 지수가 100이 넘으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다. 지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전 산업 BSI가 100을 넘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이달 제조업 경기는 전달보다 하락했고 비제조업 기업 업황은 변동이 없었다. 제조업의 업황 BSI는 84로 전월보다 무려 7포인트 떨어졌고, 비제조업 BSI는 81로 전달과 동일했다.
제조업은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른 공급 차질이 극심했던 자동차가 무려 24포인트 하락했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생산 차질로 기타 기계·장비가 13포인트나 떨어졌다.
비제조업은 전문·과학·기술이 토목설계, 감리수주 증가로 7포인트 올랐다. 운수창고업도 외항 화물 물동량이 증가로 7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정보통신업은 경쟁 심화, 인건비 등 비용 상승으로 3포인트 하락했고, 사업시설관리·지원·임대 등도 3포인트 떨어졌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91로 전월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중소기업은 76으로 7포인트 내렸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92)이 전월보다 10포인트 급락했고, 내수기업(79)로 5포인트 떨어졌다.
기업의 체감 경기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 대비 2.3포인트 하락한 103.4를 기록했다. ESI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과거 평균보다 경기가 나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한 달 새 0.7포인트 내린 104.2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지속, 우크라이나 사태, 공급병목에 따른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 영향으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전 산업 업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의 BSI는 83으로 전월 대비 2포인트 내리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사진은 수출 부두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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