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용 전북도의장, '직원 갑질'로 인권침해"
인권위 "송 의장, 의회 징계받고 직원에 위자료 지급해야"
송 의장 "인권위 진정인 입장만 수용…행정심판 나설 것"
2022-03-31 17:36:28 2022-03-31 17:36:28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송지용 전북도의장이 김모 의회 사무처장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등 갑질 행위를 한 것에 대해 인권침해라고 판단했다. 송 의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국가 인권위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인권위는 31일 김 사무처장이 송 의장을 상대로 낸 진정사건에서 전북도의회가 송 의장에 대한 징계 조치 절차를 진행할 것과 송 의장이 김 사무처장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김 사무처장은 의회 직원 부친상 문상에서 송 의장의 비서실장과 함께 송 의장을 30분가량 기다리다가 먼저 청으로 복귀했다. 이에 송 의장은 자신의 비서실장에게 전화로 “의장이 조문 중인데 먼저 가버렸냐”고 화를 냈다.
 
김 사무처장은 송 의장의 의전에 소홀했던 것과 관련해 송 의장의 의장실을 방문해 여러 차례 용서를 구했다. 하지만 송 의장은 김 사무처장에게 “임기 많이 남았지? 공직 많이 남았지? 보이는 거 없냐” 등으로 비난하며 10여 분간 소리를 지르고 여러 차례 욕설을 했다. 당시 비서실로 통하는 의장실 문이 열려 있어 주위 직원들이 이 소리를 들었다. 이에 김 사무처장은 인권위에 인격권을 침해당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반면 송 의장은 “김 사무처장이 약속도 없이 불쑥 의장실을 찾아와 용서해 달라며 무릎을 꿇기에 빨리 일어나라며 소리를 친 것”이라며 “직원들 간에 인사와 관련해 이간질이 발생할 수 있으니 김 사무처장이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의사를 표현했다. 송 의장은 누군가 김 사무처장에게 4급 지방서기관 임용과 관련해 특정인을 청탁하는 등 부적절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 송 의장은 “의회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김 사무처장에게 사과했고, 당일 김 사무처장의 집을 방문해 재차 사과하는 등 총 4번에 걸쳐 진정인에게 사과했다”며 “공무원노동조합과 갑질 문제 및 인사와 관련한 협약서를 체결했다”고 했다.
 
반면 인권위는 “송 의장이 여러 차례 김 사무처장에게 사과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더욱이 송 의장은 본 사건이 의전 문제가 아닌 인사권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처럼 본질을 왜곡하는 등 진정인에게 2차 피해를 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진정인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의원 윤리 및 행동강령 조례에 규정된 의원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날 송 의장은 입장문을 통해 인권위의 권고를 반박하며 행정심판 의사를 밝혔다. 송 의장은 “인권위 결정에 대한 행정심판을 비롯해 법이 허용하고 있는 절차를 밟아 저의 억울함을 호소하고자 한다”며 “그러면서 “인권위가 진정인의 입장만을 수용해 결정한 것은 매우 불평등한 행정”이라며 “짓밟힌 저의 인권을 회복하고자 법적인 절차를 밟아 진실을 규명하고자 한다”고 했다.
 
 
폭언, 욕설 등으로 논란이 있었던 송지용 전북도의회 의장이 지난해 11월25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기자실을 찾아 사과를 전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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