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 출마 대신 충남지사에 도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는 김 의원에게 6월 지방선거에서 충남도지사에 출마해 줄 것을 권유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권성동 의원을 차기 원내대표에 낙점, 사전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권 의원은 이 대표로부터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으로 지목받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 인사다.
이 대표는 4일 오전 김 원내대표와 함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실을 찾아 김 의원에게 “어떻게든 이겨야 하는 선거”라며 “충남도지사 선거에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지난해 김 원내대표에게 원내대표 경선에서 졌지만, 올해는 원내대표를 해보려고 했다”며 고민스럽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대표적 친박계 인사로, 절치부심하며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준비해왔다.
이 대표는 김 의원과 약 15분간의 비공개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은 충남 중진 의원이고 신망을 받고 계시다”며 “충남 선거의 여러 전략을 같이 고민했고 저와 김 원내대표는 선거에 직접 참여해보시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김 의원은 당이 필요로 한다면 어떤 역할도 해도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다만 김 의원을 도와준 여러 분들과 상의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번 선거에 김 의원의 도움이 필요하고 직접 선거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당 대표로서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현역 의원 출마시 패널티를 적용하기로 한 방침과 모순된다는 지적에 대해 “개인 차원에서는 아니다”라며 “지역 신망이 높으시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은 오는 8일 실시된다. 그간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내비쳐왔던 김 의원이 충남지사 출마로 마음을 굳힐 경우 윤 당선인의 최측근인 권 의원이 단일 후보로 나서면서 사실상 추대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권 의원은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다.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도읍 의원 등도 고심을 이어가는 상황이지만, 실제 출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가 4일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실에서 김태흠 의원과 만나고 있다. 오른쪽은 김기현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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