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기축통화 전쟁①)게임사부터 대기업까지…오픈 플랫폼 열기 후끈
주요 기업들 블록체인 사업 본격화
자사 암호화폐 기축통화 삼아 계열사간 시너지 모색
유통 활용처 넓혀 별도의 토큰 이코노미 구축
2022-04-07 06:00:12 2022-04-07 06:00:12
기업들이 잇달아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체 암호화폐 발행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기축통화 역할을 할 디지털 화폐이자 암호화폐로 비트코인이 떠올랐다면 올해는 기업들의 자체 암호화폐들도 다양한 사용처를 확보하며 또 다른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산업 생태계 내 기축통화 설정이 중요한 이유는 인기와 활용도에 따라 암호화폐 가치가 안정화되고, 수익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기업별로 기축통화를 만드는 사례와 사업 방향, 이를 활용하는 이용자가 고려해야할 점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게임업체부터 대기업까지 속속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이 바라보는 곳은 글로벌 시장으로, 암호화폐 발행을 비롯해 메타버스, NFT(대체불가능 토큰)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주도권 선점 경쟁이 뜨거운 모습이다. 단순히 블록체인 사업을 별도로 키우는 것이 아닌 기존 사업과 연계될 수 있는 부분에 주목하며 투자를 늘리는가 하면, 총수가 직접 나서 미래사업의 중심 축으로 삼아 힘을 싣는 기업도 상당수다.
 
비트코인과 각종 알트코인. (사진=픽사베이)
 
위메이드는 지난해 초 게임을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사업에 일찌감치 나서 자사 토큰인 위믹스 플랫폼 생태계 넓히기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지난해 '미르4' 게임을 토대로 P2E(플레이투언), 소위 돈버는 게임의 장르를 개척한 위메이드는 자체 코인인 위믹스를 마치 달러와도 같은 기축통화로 삼아 위믹스 플랫폼 영향력을 넓히는 중이다. 미르4의 경우 게임 내 재화인 흑철을 드레이코 토큰으로 교환할 수 있고, 또 드레이코는 최종적으로 위믹스 월렛을 통해 위믹스로 환전이 가능하다. 위메이드는 미르4와 같이 여러 게임들을 위믹스 플랫폼 안에서 구동시켜 게임을 즐기고, 현금화가 가능한 위믹스 기반 경제활동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서는 위믹스 플랫폼 위에 올라와있는 게임들이 많아질수록 유리하다. 위메이드는 올해 안에 신규 게임 100개를 온보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현재까지 7개의 게임이 위믹스 플랫폼에 얹어졌다. 이달 초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사업 역량 확대를 위해 전문 인력을 대거 포진시키는 등 내부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컴투스(078340)넷마블(251270), 네오위즈(095660) 등 게임사들도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결해 대응하고 있다. 컴투스는 C2X, 넷마블은 MBX, 네오위즈는 네오핀 토큰을 기축통화로 삼고, 관련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이들 기업들은 주력 IP(지식재산권)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 암호화폐를 접목한 P2E 게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모회사인 컴투스홀딩스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2대 주주로서, 협력관계를 구축해 NFT 거래소 개발에 힘을 쏟는 중이다. 컴투스는 이달 '서머너즈워: 백년전쟁'을 비롯한 주력 IP를 기반으로 한 월드 오브 제노니아, 크리티카 등 여러 블록체인 게임들을 순차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넷마블은 P2E게임 출시에 앞서 백서를 통해 총 10억개의 토큰을 발행해, 75%는 생태계와 커뮤니티 확대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미리 알렸다. 이용자 참여와 합리적 보상이 선순환되는 생태계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달 첫 P2E게임인 'A3: 스틸얼라이브'의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후 '골든브로스', '제2의 나라',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등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네오위즈는 '크립토 골프 임팩트', '브레이브 나인', '아바'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달 28일 SK스퀘어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SK스퀘어 제 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정호 부회장이 주주들에게 회사 비전을 밝히고 있다. (사진=SK스퀘어)
 
대기업 중에서는 SK그룹이 발빠르게 암호화폐 발행부터 별도의 블록체인 태스크포스(TF)팀까지 결성해 대응하고 있다. SK그룹의 자회사이자 블록체인 사업을 맡은 SK스퀘어(402340)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체 암호화폐 발행에 나섰다. 지난해 SK스퀘어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에 900여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오른 이후 SK ICT 관계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블록체인 사업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구체적인 블록체인 플랫폼에 대한 사업 구상을 밝히진 않았지만 올 상반기 안에 가상화폐 백서를 발행하고, 3분기 암호화폐를 본격 발행해 그룹 내 ICT 서비스에 적용, 4분기 중으로 암호화폐 거래소에 공식 상장한다는 방침이다. SK스퀘어의 암호화폐는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SK플래닛의 멤버십·포인트 서비스 등에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035720)는 지난 2018년 별도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를 설립해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엔 글로벌 시장에서의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키우기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클레이 코인과 보라 코인을 사업내 주요 기축통화로 삼아 계열사별 시너지 창출 효과를 노리는 식으로 사업 로드맵을 짜고 있다. 클레이 코인은 카카오에서 만든 클레이튼 블록체인의 대표 암호화폐다. 클레이 코인이 카카오 생태계 전반을 지탱하는 플랫폼 기축통화 역할을 한다면 보라 코인은 게임,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중심으로 유통시켜 활용처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카카오는 클레이튼 생태계 확장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블록체인 자회사였던 크러스트를 추가로 설립하고 그라운드X의 클레이튼 관련 사업을 모두 이관했다. 별도로 보라 코인 생태계 확장을 위한 행보도 병행하고 있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게임즈는 블록체인 계열사 메타보라(구 프렌즈게임즈)가 운영하는 암호화폐 보라를 기축통화로 삼아 다양한 게임에 적용하는 한편, 별도의 NFT 거래소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일본 웹툰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픽코마를 앞세워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를 인수하기도 했다. 
 
네이버(NAVER(035420))는 일본 자회사인 라인을 앞세워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해왔다. 라인에서 발행되는 자체 코인은 '링크'로, 일본 시장과 그외 글로벌 시장으로 나눠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라인은 올해 자체 코인 링크를 NFT, 게임파이, 메타버스 서비스와 연계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토큰 이코노미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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