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 감소를 기록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향후 성장성의 지표인 가입자수가 감소하면서 넷플릭스가 전성기가 지났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2분기에도 가입자가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는 19일(현지시간) 실적발표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전세계 가입자 수가 20만명 줄어, 1분기 기준 전세계 회원 수가 2억2164만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마련된 '지옥' 체험존의 넷플릭스 로고 모습. (사진=연합뉴스)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1분기 가입자 수가 250만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고,월가에서도 270만명 증가를 예상치로 제시했었지만, 1분기 가입자는 넷플릭스와 월가 전망치를 밑돌았다. 넷플릭스 가입자가 줄어든 것은 2011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넷플릭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러시아 사업 철수 여파와 미디어 스트리밍 업계의 경쟁 심화, 계정 공유 때문에 신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진단했다. 넷플릭스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서비스 중단에 나서며 70만명의 가입자가 줄었고, 디즈니플러스 등 스트리밍서비스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격화된 것이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아울러 전세계 2억2200만명의 가입자에 더해 1억명 이상이 계정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2분기에도 가입자가 추가로 200만명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넷플릭스 1분기 실적 자료. (자료=넷플릭스)
넷플릭스의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은 78억68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9.8% 늘어났지만, 시장 예상치였던 79억3000만달러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억7200만달러로 4.5% 감소했고, 순이익은 15억9700만달러로 6.4% 줄어드는 등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2분기도 가입자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넷플릭스는 사업모델 변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구독자수를 늘리기 위해 기존 요금제 외에 광고를 기반으로 한 저가형 요금제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광고는 넷플릭스 가치와 맞지 않으며, 콘텐츠 질이 우선시된다는 입장이었지만, OTT 시장 경쟁 격화로 광고 기반 서비스 모델도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계정 공유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한집에 살지 않으면서 계정을 공유할 경우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는 새로운 요금 정책을 공개하고, 칠레·페루·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3개국에서 시험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