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벤처시대, 우리가연다)"세계인의 공기청정기 회사로"
(토마토TV-벤처協 공동기획)⑩에어비타 이길순 대표
2010-09-16 18:04:36 2011-06-15 18:56:52
 
"'에어비타하면 대한민국', '대한민국 하면 공기청정기'를 떠올릴 수 있도록 전 세계인이 에어비타를 사용하게 하는 게 제 꿈입니다."
 
'긍정의 힘'을 믿는 이길순 에어비타 대표는 손바닥만한 초소형 공기청정기를 만들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아줌마 발명가'다.
 
2007년 독일 1위 홈쇼핑 채널인 QVC에 소개, 판매 한 시간 만에 1만6000대가 매진된 성공을 바탕으로 국내에 역진출했다.
 
한 대당 10만원이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그 성능은 미국의 대표적인 제품안전 인증 조직인 UL(Underwriters Laboratories Inc)은 물론, 유럽 FCC 전자파 인증과 유럽 CE 안전 인증으로 검증돼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에어비타 본사에서 만난 이길순 대표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공기청정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주부 사업가로의 성공스토리를 풀어냈다.
 
"0.001%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남들은 한강에 뛰어들 만큼 힘든 상황에서도 저는 힘든 줄을 몰랐어요. 내일 또 새로운 제품이 나올 걸 생각하면 첫사랑을 다시 만나는 것만큼 설레서 잠도 못 이루고 공장에 나가 제품을 기다렸습니다."
 
지난해 매출액은 35억원, 한달 유지비용으로 100원도 들지 않는 저렴한 공기청정기 한 대로 올린 매출 규모다.
 
그리고 올해 차량용 공기청정기 '카비타 네오'가 출시 후 연구·개발되고 있는 제품군까지 합하면 모두 7개의 제품이 시판될 예정이다.
 
"공기청정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예쁜 커튼, 예쁜 그릇을 보면 좋아했는데 사업을 시작하고 나선 관심이 완전히 달라진 거예요. 또 공구상가에서만 나는 특유의 냄새가 좋았어요. 공구상을 찾으면 새로 나온 드라이버는 뭐가 있는지 찾게 되는 거죠. 좋아하는 게 바뀌면서 사고, 생각, 행동 모든 게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아줌마 발명가'보다 한 기업의 CEO로 당당하게 서고 싶다는 이길순 대표. 그녀가 공기청정기와 "사랑에 빠진" 후, 최저가 초소형 공기청정기가 세상에 나왔다.
 
그녀의 공기청정기는 과연 전 세계 각 가정에 보급될 수 있을까. 진짜 벤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벤처기업협회장인 황철주 대표께서 직접 '에어비타'를 추천했는데요. 먼저 회사 소개를 간단하게 해주시죠.
 
▲ 저희는 작고 강한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에어비타 네오 15'는 한 달 유지비로 100원도 들이지 않고, 물로도 세척이 가능해 많은 사용자들에게서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홈쇼핑뿐만 아니라 대형 마트와 백화점 및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저희 제품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정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 어떻게 해서 공기청정기를 개발하게 되었나요?
 
▲ 처음에는 반지하에 사는 친구의 3개월된 아들이 감기를 몇개월동안 달고 지내는 걸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결혼을 하면 옆집 아이가 아파도 제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그 집에 가면 지하라 곰팡이도 생기고 공기도 좋지 않은데, 갓난아이가 못 버티더라구요. 그래서 이 집에 공기 청정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보니 당시 스위스제 공기청정기가 400만원을 넘었습니다. 필터를 바꾸는데도 70만원이 들었구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공기청정기를 만들고 싶다, 라구요. 그 후 무작정 연구개발하게 되었습니다.
 
- 그래도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사건이 있지 않았을까요? 전공자도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처음 시도하기까지 무척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 물론 어려웠죠. 그러나 간편하고 간단하고 누구나 보편적인 사람이 쓸 수 있는 공기청정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 이후로는 '해야겠다' 이런 생각밖에 안들었어요. 제가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서 청계천을 돌면서 시장조사도 하고, 원리도 공부했죠. 그러던 중 언니를 보러 일본에 갔다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시 일본에는 작은 공기청정기가 집집마다 다 있었습니다. 그 때 누군가가 뒤통수 때리는 느낌이었어요. 이후 한국에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지금은 물도 사먹는 시대가 됐는데, 앞으로는 공기 시장으로 가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야심차게 생각을 정리하고, 제가 공기청정기를 만들어보겠단 다짐을 한거죠.
 
처음에는 전기제품을 몰랐지만, 그래서인지 모든 게 재밌고 신기했습니다. 제가 만약 전공자였다면 무서워서 못했을 겁니다. 다치고 피나는 걸 아는데 누가 넘어지겠습니까. 전혀 새로운 거니까 신기하고 너무 재미있고, 세상이 달라보였어요. 다른 사람들은 그게 뭐가 재미있냐고 하지만 저는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정말 사랑에 빠진거죠.
 
- 그래도 한 가정의 아내로, 주부로, 두 아이의 엄마로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 큰 아이가 한창 사춘기 시절이었는데, 물론 힘들었습니다. 제가 애들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왜냐면 제 일이 너무 바빴으니까요. 제가 한 건 오로지 립서비스 밖에 없었어요. 딸한테 가서는 ‘세상에서 너를 제일 사랑한다’ 아들한테 가서는 ‘세상에는 아들을 가장 사랑한다’고 거짓말을 했죠. 애들한테 그것만 했어요. 안아주고 눈만 마주치면 안아주고 '사랑해'라고 말합니다. 지금도 그래요. (두 아이 모두 해외에 있는데)국제통화하면 지금도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가 너무 바빠서 아무것도 안해줬다는 말 안해요. 모든 걸 다 받았다고 생각해요. 정말 고맙죠.
 
- 그래도 아이들의 희생이 있었던 것 아닌가요?
 
▲ 내가 너무 열심히 하니까 애들도 그걸 인정하더라구요. 큰 애가 중3때, '엄마는 에어비타가 중요해 내가 중요해.' 묻기에 '엄마에게는 자식이 3명 있다. 부모는 어린 아이에게 마음을 더 줄 수밖에 없는데 하냐며 에어비타는 2~3살밖에 안됐는데, 손이 더 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이후론 저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줬습니다.
 
- 결혼한 여성으로 기업을 한다는 것 쉽지 않았을텐데요. 도움을 준 분들도 있지 않았나요?
 
▲ 도움을 준 사람들은 수도 없이 많아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저를 아프게 한 사람들이 저를 제일 많이 도와준 것 같아요.
무시한 것도 무시한 거지만 처음 시작할 때 사출, 금형, 부품이 뭔지 모르잖아요. 예를 들어 사출 경우 찍어내는 게 100원인데 만원이라고 하면 전 모르고 만 원을 줬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분들이 제게 가장 좋은 스승이었단 생각이예요. 그걸 몰랐다면 지금의 내공이 만들어지지 않았겠죠. 아픔을 많이 겪으면서 정말 아픈만큼 성장한 케이스가 접니다.
 
- 앞으로 어떤 기업을 만들고 싶은가?
 
▲ 저는 에어비타를 정말 돈을 많이 벌겠다는 그런 마음보다는 물론 기업가니까 돈을 벌어야겠지만, '에어비타하면 대한민국', '대한민국 하면 공기청정기'라고 세계인들이 인정할 수 있도록 세계인들이 에어비타를 하나씩 쓸 수 있게 만드는 게 제 꿈이예요. 그래서 그 꿈을 향해 끝없이 달려가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문경미 기자 iris060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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