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18일 오전 광주 북구 광주국세청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광주지방국세청·한국은행광주전남·목포본부에 대한 현장 국정감사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민형배 의원의 탈당까지 강행하며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추진하려는 민주당을 향해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직격했다. 양 의원은 민주당에 숙고를 당부하며 거듭 속도조절론을 강조했다.
양 의원은 20일 오후 페이스북에 전날 자신의 입장문이라고 떠돌던 글을 공개했다. 해당 글에는 검찰에 남은 6대 범죄 수사권까지 모두 폐지,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는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추진에 동의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 의원은 "이번 법안은 한국 사법체계의 근간을 재설계하는 입법"이라며 "만약 오류를 일으킨다면 국민의 삶에도, 민주당의 미래에도 해악이 될 것이다. 표결과 의사결정에 앞서 좀 더 시간을 갖고 논의를 진행하자"고 속도조절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지금도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수당이라고 해서 자당 국회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원으로 하겠다는 발상에는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해당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 올라갈 경우를 대비해 민주당 몫 3명과 민주당 출신 양 의원 구성, 총 6명 위원 중 4명을 확보해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키려 했다. 하지만 양 의원이 반대하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그러자 민주당은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켜 무소속 의원 몫을 채우도록 작전을 변경했다. 지난 18일 법사위로 보임된 민 의원이 무소속이 되면, 안건조정위는 기존 민주당 의원 3명과 민주당 출신 민 의원이 구성돼,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할 수 있게 된다.
양 의원은 "검찰개혁은 시대적 소명이지만 좀 더 숙고하자"며 "국회도 제 역할을 하는지 성찰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법이 보장하는 한도에서 입법권자의 한 사람인 국회의원의 의무와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겠다"며 "내가 사랑하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민주당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양 의원의 입장문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민주당은 법사위 안건조정위 구성 요구서를 제출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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