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위기' 쌍용차 노조 "재매각만이 유일한 생존의 길"
"상폐 사유 해소 위한 개선기간 연장" 청원
"재매각 성공하면 자본잠식 벗어날 수 있어"
6월 신차 'J100' 출시…내년 하반기 전기차도
2022-04-21 16:39:59 2022-04-21 16:39:59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쌍용차(003620)에 대해 노동조합이 21일 개선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호소했다.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결국 청산 절차를 밟게 되는 만큼 매각 성공을 통해 회사 미래 가치를 높일 기회를 달라는 주장이다.
 
쌍용차 노조는 이날 한국증권거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상장폐지되면 재매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는 쌍용차 5만 소액주주, 협력업체 포함 20만 노동자들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장유지는 재매각을 통한 회사 정상화에 있어 절대적 조건"이라며 "무엇보다 매각이 성공하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는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쌍용차 노조가 21일 한국증권거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상장폐지 해소를 위한 개선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청원했다. 사진 왼쪽부터 쌍용자동차 노동조합 강동우 정비지부장, 한상국 수석부위원장, 선목래 위원장, 이금주 부위원장, 생산본부 본부장 박장호 상무.(사진=쌍용차)
 
쌍용차는 현재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 2017년 이후 매년 적자를 낸 쌍용차는 지난해 매출 2조4172억원, 영업손실 2606억원을 기록했다. 쌍용차는 2020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 '의견거절'을 받았고, 2021년 재무제표에 대해서도 계속기업 존속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의견거절'을 받았다.
 
앞서 쌍용차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관련 개선 기간을 지난해 4월15일부터 올해 4월14일까지 부여받았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와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되면서 개선 기간 내 투자자 유치와 재무구조 개선 등을 통한 상장 폐지 해당 사유를 해소하지 못했다.
 
쌍용차는 이의신청 시한인 이날 신청서를 제출하고, 오는 25일 상장폐지 사유의 해소 또는 2022사업연도 감사 의견 적정을 위한 개선계획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선목래 노조위원장은 "노사는 13년간 무쟁의 무분규 이외에도 복지 중단, 임금 삭감, 무급 순환 휴직 등 자구 노력을 시행하고 있다"며 "지금의 상황은 매각만이 회생으로 가는 유일한 생존의 길인만큼 상장유지를 위한 개선 기간 연장을 간곡히 청원한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스토킹호스 방식의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매수권자(인수 예정자)를 미리 정해 놓지만, 별도로 공개입찰을 진행하며 입찰 무산 시 인수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주는 방식이다. 더 나은 조건을 낸 응찰자가 있으면 기존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KG그룹과 쌍방울그룹, 파빌리온PE, 이엘비앤티 등 4곳이 매각 주간사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다음 달 중순쯤 인수 예정자를 정하고, 6월 말 인수제안서를 접수한 후 최종 인수예정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선 위원장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J100'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자금력 또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과 M&A가 추진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쌍용차 J100.(사진=쌍용차)
 
업계에서는 자금력이 부족한 쌍용차가 새 주인 없이 경영 정상화를 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쌍용차는 지난해 6월 M&A 절차를 시작할 당시와 비교하면 재매각 여건이 현저히 개선됐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도 개발 여부가 불확실했던 'J100'은 개발이 완료돼 오는 6월 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 친환경차 전환도 중국 전기차 업체 BYD와의 전략적 제휴를 맺고 내년 하반기 전기차 'U100'을 출시하는 등 실행 방안이 구체화됐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미출고 물량이 약 1만3000대에 이르고 있어 반도체 등 부품 수급 문제만 해결된다면 생산 라인을 2교대로 가동해야 할 정도로 회사 운영이 정상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재매각에 실패하면 쌍용차는 청산 절차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400여개에 달하는 쌍용차 협력사의 연쇄적인 파산까지 우려된다.
 
지난 2009년 8월 쌍용차 법정관리 후 파업 등으로 인해 납품 의존도가 50%를 넘는 1차 협력사 32개사 중 4곳이 부도를 냈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5개사가 휴업했다. 2차 협력사 399개 중 19곳은 도산 또는 법정관리를 받았다. 2020년 기준 이들 업체가 쌍용차에 납품한 금액은 1조8000억원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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