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세계 태권도의 성지인 국기원의 명소화 사업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가운데 부지나 자금 조달방안이 관건으로 예상된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동섭 국기원장은 2일 서울시청에서 국기 태권도 및 서울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업무협약에는 국기원 이전 건립 관련 협업체계 구축과 원활한 업무진행 협조 등이 내용으로 포함됐다.
국기원 명소화 사업 논의가 다시 시작된 건 3년여만이다. 예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이전 부지와 자금 조달방안에 대한 부담 주체에 대한 실질적인 진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체부와 서울시 등은 2010년부터 국기 태권도의 위상 강화를 위해 국기원 명소화 사업을 추진했다가 2019년 무산된 바 있다.
국기원은 매년 25만명이 방문하는 세계 태권도계의 상징적인 시설이지만, 건립한 지 50년이 지나 비가 샐 정도로 낡고 비좁다. 게다가 토지는 강남구, 건물은 서울시 소유라 국기원이 매년 양 측에 합쳐서 5억여원의 임대료를 납부하는 실정이다.
국기원 리모델링이 가능하도록 서울시는 2013년 근린공원에서 주제공원으로 용도변경했다. 전체 사업비 607억원 가운데 강남구가 50억원, 문체부가 3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나머지 비용 527억원 조달과정에 어려움을 겪다가 2019년 결국 국기원 내부 사정을 이유로 좌초됐다.
3년 만에 재논의가 시작되면서 국기원 측은 현 부지가 건축 규제에 묶여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에 한계가 뚜렷한 상황에서 이전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또 태권도법을 근거로 국가나 지자체의 매칭 지원을 협의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전 부지는 경기도나 다른 지역보다 서울 내 이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국기원 관계자는 “국기원이 역삼문화공원 안에 있어 4층 이상 지을 수 없어 리모델링·재건축이 어렵고, 역사적 가치가 있는 만큼 이전 후 박물관이나 기념관으로 활용하려 한다”며 “관광 인프라나 접근성을 고려했을 때 서울 내 이전을 우선 고려하고 있으며, 서울시도 필요성과 당위성에 공감하는 상황에서 다시 공론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국기원 명소화 사업에는 공감하면서 유휴부지가 많지 않지만 여러 대안을 두고 부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재원 마련도 부지를 제공하거 기부채납받는 방식 등으로 국기원 측과 협의해 방안을 만들 방침이다. 현 국기원 부지는 박물관이나 기념관 등으로 활용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지나 재원을 포함해 국기원 측과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는 중”이라며 “협약을 맺은 만큼 실무적으로 논의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동섭 국기원장이 2일 서울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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