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 자율포장대에서 2020년 1월1일부터 포장용 테이프와 끈 제공이 중단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대형마트 자율포장대에서 사라진 노끈, 테이프가 다시 부활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를 두고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가하면 고객 편의성을 높여 소비 진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중 하나인 '대형마트 자율포장대 노끈과 테이프 비치' 공약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일 서울경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환경부와 대형마트 4사가 자율포장대에서 테이프와 노끈을 퇴출하기 위해 맺었던 자율협약을 수정하고 테이프와 노끈을 다시 배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0년 1월 환경부와 대형마트는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점포 운영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고 종이박스를 포함해 자율포장대를 모두 없애기로 했었다. 하지만 탁상행정이라는 소비자 비판이 거세졌고 이에 환경부와 대형마트는 종이박스는 제공하는 쪽으로 한발 물러선 바 있다.
이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출범 후 노끈과 테이프를 다시 비치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를 두고 업계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시민들은 대형 마트에 방문할 때 집에서 장바구니를 챙겨오거나, 없을 경우에는 마트에서 장바구니를 대여해 쓰고 있다"며 "자율포장대 비치된 박스만으로도 상품을 옮기는데 큰 불편함이 없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상황에서 노끈과 테이프를 부활시킨다고 해서 편의성이 높아질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반면 노끈과 테이프를 제공하면 소비 심리 진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박도 있다. 또 다른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지금은 박스 하단을 딱지처럼 접어 쓰고 있지만 상품이 밑으로 빠질 수 있어 많은 상품을 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종이상자를 묶거나 고정할 수 있는 테이프가 있다면 좀 더 많은 상품을 구매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형마트 자율포장대에 노끈과 테이프가 된다면 이를 대체할 만한 친환경 소재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원래 노끈과 테이프를 없앴던 이유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취지였던 만큼 테이프를 종이테이프로 교체하는 등 친환경 소재로 바꿔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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