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버릴게 없다"…폐배터리가 캠핑용 충전기로 변신
배터리팩 장비 3채널, 모듈 장비 26채널 보유
냉각방식 환경장비, 배터리 열화도 측정 장비 도입 예정
정부기관 설치 등 폐전기차 배터리 활용 산업 과제도 산적
2022-05-06 07:00:00 2022-05-06 07:00:0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지난 4일 제주시 아라동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에 위치한 제주테크노파크(JTP) 전기차 배터리 산업센터에 들어서자 층층으로 마련된 선반에는 전기차 제조사에 따라 모양이 제각각인 폐배터리팩이 쌓여있었다. 
 
이곳에서는 폐배터리 팩을 모듈 형태로 분리한 뒤 성능을 테스트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센터의 폐배터리 보관 용량은 250대인데, 거의 가득찼다. 
 
곳곳에는 이를 활용한 제품인 전기차 충전 스테이션 연계형 제품과 가로등연계형, 농업용 운반차, 캠핑용 충전기가 나열돼 있었다.
 
아이오닉, 포터 폐전기차 배터리가 진열된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이 센터에 구축된 주요 장비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보급을 위한 잔존가치 평가장비와 환경장비, 안전성 평가장비, 신뢰성 평가 장비로 구성돼 있다.
 
전기차 배터리 잔존가치 평가장비는 배터리팩 장비 3채널, 모듈 장비 26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장비는 배터리의 용량과 임피던스 등을 통한 건전성 시험이 가능하다.
 
이동훈 에너지융합센터 활용기술개발팀장은 "올해 환경부 배터리 매각기준 고시에 따라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의 평가, 개발용 보급을 위한 시험 대응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향후 공공 회수 대상의 배터리 외에 민간시장에서 할용되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의 시험평가도 가능하도록 시설이 갖춰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경장비와 안전성 평가장비의 경우 배터리의 온도, 습도에 민감한 특성을 고려한 환경 유지 장치와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의 안전성 척도를 측정하는 시험도 가능하다.
 
추가로 들여올 신뢰성 평가장비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해 개발되는 제품에 따른 X-ray 촬영, 냉각방식 환경장비, 배터리 열화도 측정 시험이 가능하다.
 
이 팀장은 "전기차 배터리 발생에서 재사용·재제조 되는 제품까지 시험평가가 가능하도록 전주기지원체계를 운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용 후 배터리 성능평가를 기다리는 폐배터리(사진=표진수기자)
 
제주도는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사업인 '전기차 배터리 재제조 제품 시험평가·인증지원 기반 구축 사업'에 선정됐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86억원을 투입해 전기차 폐배터리를 민간 응용 제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시험·인증 등 지원 체계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벌인다.
 
그 중 제주테크노파크는 수명이 완료된 전기차 배터리 산업 육성과 제주지역 에너지 분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술, 장비활용 지원 등 기업 경쟁력 강화에 대응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사용 후 배터리의 수거와 수거된 배터리 성능에 대한 각종 검사, 등급 분류, 상태별 활용 분야 발굴까지 폐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선행적으로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전주기 체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구축사업은 2017년 4월 시작돼 제주첨단과학 단지 내 국·도비 등 415억원을 투자해 장비구축 및 기업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다만 제주에서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활용산업을 키우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하다. 이 팀장은 "사용 후 배터리의 안전성 확보와 지역 내 활용, 다른 지역 반출을 위해 평가할 수 있는 기준과 이를 수행하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인증 시험 대행, 사용 후 배터리 성능·안전성 검사 기준 제도개선 등을 정부 측에 건의하고 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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