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메타버스가 차세대 산업으로 각광받으면서 XR 기기 시장이 뜨고 있다. 그간 가상현실 VR과 증강현실 AR로 나뉘었던 관련 시장은 최근 확장현실을 뜻하는 XR로 통칭되는 추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전자업체들은 이르면 올해 새로운 XR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애플이 오는 6월 '세계개발자회의 WWDC'에서 제품을 공개한 뒤 하반기 출시할 것이라고 전망을 내놨다.
애플이 출시할 XR기기는 3D 센싱 3개, 카메라 모듈4개, 시선감지 6개 등 13개의 카메라 모듈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무게는 200g며 4K 또는 8K 마이크로 OLED와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가격은1000달러~2000달러 수준이다.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바꾼 메타도 올해부터 2024년까지 총 4종의 VR 헤드셋을 출시할 계획이다. 메타는 해당 분야 선두주자다. 특히 2020년 10월 출시한 오큘러스 퀘스트2는 출시된 지 약 1년 만에 1000만대가 팔려나갔다.
메타는 지난해 '페이스북 커넥트'를 통해 공개한 차세대 엑스아르 헤드셋 '프로젝트 캠브리아'를 연내 출시한다. 이 제품은 헤드셋에 탑재된 5개의 카메라가 사용자의 시선과 입술 모양, 전신 움직임을 감지해 3차원으로 구현하는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의 오큘러스 퀘스트2 시연 모습. (사진=메타)
구글도 2024년 출시를 목표로 '프로젝트 아이리스'라는 이름으로 AR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다. 프로토타입 디자인은 스키 고글과 유사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며, 내부에는 최신 픽셀6 시리즈에 사용된 커스텀 '텐서' 프로세서가 탑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 역시 지난 4월부터 XR 단말 개발을 위한 인력 모집에 나선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도 XR 기기 시장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대표적 기업인
삼성전자(005930)는 사용 편의성이 극대화 된 AR 안경 출시를 준비중이다. 이 기기는 안경처럼 쓰기만 하면 렌즈 부분에 각종 정보가 노출되며,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 투자도 현재 진행형이다. 삼성전자는 AR 기반 홀로그램과 디스플레이 전문 미국 기업 디지랜드에 지난해 5000만달러(약 6000억원)를 일본의 미쓰비시 케미컬 홀딩스의 전략 투자 부문, 미국의 유니버설디스플레이·돌비 등과 함께 공동 투자하며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와도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AR 기기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며, 올해 2월에는 자회사 하만이 독일의 AR 헤드업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아포스테라'를 인수하기도 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최적의 메타버스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최적화된 메타버스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혁신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XR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AR·VR이 메타버스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생산성 향상에 사용되면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페이스북, 엔비디아, 애플 등이 동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할 예정이고, 삼성전자와 다수의 국내 기업도 동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XR 기기 시장 성장세는 패널업체들에게도 긍정적이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034220)는 지난해 XR 기기에 최적화된 '올레도스'를 개발했다. 올레도스는 OLED on silicon의 줄임말로 실리콘 웨이퍼 기판 위에 화소와 구동부를 생성하는 반도체 공정을 한 후 그 위에 발광부인 OLED를 적용한 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VR·VR향으로 제품 출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다양한 고객사와도 컨택중"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VR·AR 기기 시장은 2020년 대비 92.1% 성장한 1120만대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출하량이 46.9% 증가하는 등 2026년까지 연평균 35.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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