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6·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한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졸속’이라고 비판했다. 송 후보는 경쟁자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제칠 카드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시민들의 교통불편, 세금낭비 등을 꺼내면서 '지지율 반전'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송 후보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용산 졸속 이전 문제점과 대책' 토론회에 참석 "대통령 집무실 용산 졸속 이전 때문에 서울시민의 재산권이 침해받고 출근길 러시아워로 고통이 커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광화문시대를 열겠다고 했지 용산으로 간다는 공약은 한 적이 없는데, 갑자기 옮기겠다는 등 제왕적인 일방통행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용산 이전 후)녹사평과 이태원, 삼각지 일대는 교통 마비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인근 주민들의 불편과 국민의 표현의 자유가 부딪치면서 새 갈등이 유발될 것"이라고도 했다.
송 후보가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를 비판하고 나선 건 지지율 부진에 따른 반전을 도모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지난 16일 발표된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지난 14~15일, 서울시민 803명 대상)에 따르면 오 후보는 52.4%를, 송 후보는 27.2%를 얻어 오 후보가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우위를 보였다. 이에 송 후보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따른 시민들의 교통불편, 세금낭비 등에 대한 지적을 통해 서울시민의 '삶의 질' 문제를 공론화하고, 이를 지렛대로 삼아 지지율을 견인한다는 전략을 세운 걸로 보인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1소회의실에서 열린 청와대 용산졸속이전 문제점과 대책 국회 긴급 현안 토론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행사는 민주당 서울시장후보 선대위 용산대책본부가 주최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국방부가 분산되면 국방부 인원은 합동참모본부로, 합참 인원은 시설본부, 시설본부 인원은 방사청, 방사청 인원은 기상청으로 연쇄 이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쇄 이동에 따른 세금 추가 투입도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전에 따른 비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예비비 지출은 국가재정법 등에 따라 차기 국회의 승인을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올해 예비비 편성·집행 내역 공개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패널로 참석한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국방부 이전에 따른 연쇄 이동 비용 등을 전면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까지 국무회의에 의결한 예비비 496억원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국방부의 합참 이사 비용에 불과한 수준인데 일부에서는 연쇄 이동으로 인한 이전 비용 총액을 최소 1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집무실 이전, 네트워크망 구축 등에 최소 5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했다. 여기에 미군의 네트워크 시설 이전 비용까지 합하면 비용은 더 늘어날 게 자명하다.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교통불편과 세금낭비에 대해 시민들도 불만을 쏟아냈다. 25년간 용산에 산 박모씨는 “이런 교통 지옥은 처음”이라며 “특히 주말에는 인근 주변에서 집회를 하면 교통 일대가 마비된다”고 토로했다. 또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인데, 민생 피해를 지켜만 보느냐”면서 “대책을 세워달라”고 했다.
송영길(앞줄 왼쪽 네번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1소회의실에서 열린 청와대 용산졸속이전 문제점과 대책 국회 긴급 현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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