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고 터질라…10대 건설사 충당부채 더 쌓았다
주요 건설사 공사손실·하자보수 충당부채 1년 새 15% 늘어
HDC현산, 충당부채 79% 증가…현대·대우건설, 소송충당부채↑
2022-05-18 08:00:00 2022-05-18 08:00:00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국내 건설사들이 올해 들어 충당부채를 더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안전 관리 기조가 강화된 가운데 하자소송을 비롯한 손실보상, 이행 보증 등 분쟁에 대한 잠재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물산(028260)·현대건설(000720)·GS건설(006360)·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SK에코플랜트·DL이앤씨(375500) 등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0대 건설사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충당부채(공사손실·하자보수)는 2조7937억원으로 전년동기(2조4372억원) 대비 14.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기타 준공 충당금액과 소송 충당액을 더한 전체 충당부채는 3조8048억원에서 3조8146억원으로 늘었다.
 
충당부채는 지출 시기나 금액은 불확실하지만 과거의 사건이나 거래 결과로 자원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은 부채를 일컫는다. 건설사의 경우 개발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등 현금 흐름이 위축되는 상황이나 공사 후 발생하는 하자와 손실 비용을 예상해 미리 부채로 설정하게 된다.
 
통상 아파트 등 주택 준공 후 일부 하자발생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공급 물량이 많을수록 하자보수충당부채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미래 불확실성 제거를 위한 행보로 읽히기도 한다. 다만 일반적인 하자보수 수준을 넘어 분쟁이나 손해배상으로 이어질 경우 하자보수 등 관리 능력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충당 부채가 우발부채로 이어지는 등 재무지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건설사 가운데 충당부채를 가장 많이 쌓은 곳은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다. 지난해 광주학동현장의 철거사고에 이어 올해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현장에서 외벽붕괴사고까지 잇달아 발생하면서 하자보수, 공사손실 관련 비용이 처리된 까닭이다.
 
앞서 HDC현산은 화정 아이파크 사고와 관련해 공사손실충당부채 244억2700만원과 충당부채 533억3000만원을 포함해 1754억7100만원을 손실로 반영했으며 이달 4일에는 전면 재시공을 결정하고 공사손실충당부채 561억7000만원과 충당부채 603억8400만원 등 추가손실 추정금액 1622억7200만원을 반영키로 했다.
 
올해 1분기 HDC현산의 충당부채는 5394억2800만원으로 작년 1분기(3,005억2900만원)에 견줘 79.5% 급증했다. 하자보수충당부채는 3579억88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20.3% 늘었고 공사손실충당부채는 806억으로 33배나 뛰었다. 소송충당부채는 5억9000만원에서 134억 2000만원으로 늘었다. 기타충당부채는 873억9200만원에 달한다.
(표=뉴스토마토)
 
 
대우건설의 경우 건설공사와 관련한 하자보수충당부채가 1063억원으로 전년 동기(1274억원)에 비해 감소했지만, 공사손실충당부채는 1221억9900만원에서 1706억8200만원으로 39.7% 뛰었다. 소송, 지급보증 등과 관련한 기타충당부채는 1179억에서 1187억원으로 증가했다. 현재 대우건설이 피고로 계류중인 소송사건은 봉담센트럴푸르지오입대회 하자보수 관련 손해배상 등 236건으로 소송가액은 8909억6000만원이다.
 
GS건설은 공사손실충당부채가 486억원에서 737억원으로 51% 올랐고 하자보수충당부채도 3599억8100만원에서 3780억8700만으로 5% 이상 증가했다. 현재 GS건설이 피소된 소송건수는 169건으로 전체 소송가액은 1조2633억원(GS건설 지분 고려시 5717억5300만원)에 달한다.
 
이밖에 소송 관련 부채로 충당금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현대건설의 공사손실충당부채는 53억6100만원으로 전년(106억원)과 비교해 절반가량 낮아졌만 소송충당부채는 37억9400만원에서 52억9900만원으로 39% 증가했다. 이로 인해 총 충당부채는 3566억원에서 3587억1100만원으로 늘었다.
 
현대건설이 피해보상청구 등과 관련해 계류 중인 소송사건은 151건으로, 소송가액은 5398억9200만원이며 공동피소 등 전체 소송가액은 6706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충당부채는 건설공사와 관련해 과거 사례 등 예측치에 기초해 추정, 결정된다”라며 “소송 등에 따른 자원의 유출입금액과 시기가 불확실하고 소송결과에 따른 최종부담금액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재무상태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충당부채를) 인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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