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물류대란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채소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때 이른 무더위에 채소 가격의 추가 인상 압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소매가격 기준 배추 1포기는 3949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3% 올랐다. 시금치 1kg 가격도 7806원으로 15% 뛰었다. 적상추(100g)와 청상추(100g)의 경우 898원, 986원으로 각각 8%, 13% 올랐고, 무 1개 가격도 2002원으로 22% 상승했다.
올 여름은 예년에 비해 길고 심한 무더위가 예상되고 있어 가격 추가 인상과 수급 불안정이 우려된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지난해 무 가격이 하락하면서 올해는 재배면적이 급감한 상황"이라며 "최근 가격이 오르면서 재배면적을 늘리고 있지만 재배까지 3~4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추석 때까지는 전국적으로 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 홈플러스 관계자는 "때이른 더위가 지속될 경우 고온에 취약한 잎채소류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가격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며 "노지 채소의 경우 고온, 가뭄으로 수확량이 타격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구선정 디자이너)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에는 물류비도 있다. 해운업 전반의 선행 시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 20일 기준으로 3344를 찍으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물동량이 증가한 데다, 항만 적체도 장기화됐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일부 식량 수출국들이 자국산 식품원료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식용유, 밀가루 수급 대란 우려도 커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보다 4.8% 상승하며 13년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이러한 추세면 조만간 5%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수산코너 전경(사진=롯데마트)
이처럼 대외적 불안 요인이 지속되면서 물가 부담이 높아지자 대형마트가 물가 안정에 나섰다.
이마트(139480) 트레이더스는 글로벌 원두 가격 인상에도 자체 브랜드 커피 원두 상품 가격을 작년 수준으로 동결했다.
가격 동결이 가능했던 것은 40톤의 물량을 사전에 비축한 덕분이다. 이마트는 미국 등 해외 법인을 통해 글로벌 커피 원두 가격 인상 가능성을 사전에 미리 파악하고, 가격 폭등 전에 브라질,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케냐 지역 커피 원두를 40톤 이상 사전 매입했다. 오렌지는 전체 수입 물량 중 직소싱 비중을 지난해 50%에서 올해 80%까지 끌어올렸다. 기존에 미국에서 들여오던 오렌지의 절반가량을 스페인산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연중 캠페인으로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먹거리, 생필품 등 고객들의 수요가 높은 주요 상품을 할인가에 선보여 물가 상승에 대처하겠다는 취지다. 이달은 가정의 달 물가 안정을 위해 '홈플랜드'를 주제로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감자의 경우 남밀양농협과의 산지 사전기획으로 물량을 대량 확보해 반값으로 판매했다. 여기에 오는 6월에도 사전 계약을 통해 확보한 깐마늘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도 해외 직소싱을 늘렸다. 돼지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캐나다 산지와 단독 계약을 맺고 항공 직송을 통해 중간 유통 단계를 축소했다. 새우, 랍스타도 해외에서 직접 들여온 직소싱 상품으로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는데 한몫하고 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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